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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제2의 지마켓 사태, ‘패스워드 리스’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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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박의원 엔씨소프트 개인정보보호실장(상무)이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서울 송파구 롯데온 회의실에서 온라인쇼핑 중개플랫폼과 셀러툴 분야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 참여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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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비밀번호가 필요 없는 ‘패스워드 리스’ 로그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크리덴셜 스터핑은 해커가 이미 유출되거나 사전에 탈취한 사용자 계정(ID)과 비밀번호를 다른 웹사이트 등에 무작위로 대입해 로그인이 성공하면 해당 사용자 정보를 빼가는 공격 수법이다. 대부분 인터넷 이용자들이 여러 웹사이트에 동일한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국내에서는 올초 발생한 지마켓 상품권 유출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의원 엔씨소프트 개인정보보호실장(상무)는 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서울 송파구 롯데온 회의실에서 온라인쇼핑 중개플랫폼과 셀러툴 분야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 참여사를 대상으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엔씨소프트는 앞서 로그인 화면에 창을 띄워 사용자가 그 창 안에 담긴 숫자를 입력해야만 계정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패스워드 리스를 사용해봤다”며 “기업들이 이런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패스워드 리스의 장점은 사용자가 굳이 비밀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 있다”며 “이 경우 사용자는 한 개 이상의 웹사이트에서 동일한 비밀번호를 쓰지 않게 돼, 크리덴셜 스터핑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개인정보위에도 관련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그는 “현행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기준에 맞춰서는 패스워드 리스 적용이 쉽지 않다”며 “유용한 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개인정보위 측은 이에 “패스워드 리스는 위원회도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다. 기업들이 원한다면 개인정보의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기준을 얼마든지 개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와 관련한 기업들의 제안 및 의견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고학수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개인정보위는 민관협력 자율규제 참여사의 규약 이행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통신·온라인쇼핑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용자 계정 탈취와 도용 공격에 대응하고 오픈마켓 생태계에서 이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 조치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오픈마켓 10개사, 셀러툴 8개사와 오픈마켓 생태계 내 이용자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을 마련했다. 이후 오픈마켓과 셀러툴 사업자는 상호 간 안전한 개인정보 제공·처리를 위한 표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협약서를 마련하는 등 약속한 보호조치 방안을 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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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온 회의실에서 온라인쇼핑 중개플랫폼과 셀러툴 분야 민관협력 자율규제 규약 참여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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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는 민관협력 자율규약을 성실하게 이행한 참여사에는 과징금·과태료 감경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관협력 자율규제 인증마크’ 부여 등 후속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표준 API 연동협약은 기업들이 스스로 이용자 개인정보에 안전하게 접근하고 전송, 공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참여사들 사이에 개별 협약도 조속히 체결돼 이행되기를 기대하겠다. 위원회도 그 과정을 관심 갖고 지켜보며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민관협력 자율규제의 취지에 전반적으로 공감하면서 지속적인 동참의 뜻을 밝혔다. 또 이용자가 안심하고 오픈마켓을 이용하게 되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오픈마켓 기업은 ▲11번가 ▲네이버 ▲롯데쇼핑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인터파크 ▲위메프 ▲카카오 ▲지마켓 ▲쿠팡 ▲티몬 10개사다. 셀러툴 기업 참여사는 ▲네모커머스 ▲가비아씨엔에스 ▲다우기술 ▲샵플링 ▲셀러허브 ▲셀메이트 ▲신세계아이앤씨 ▲플레이오토 8개사다. 셀러툴은 오픈마켓 플랫폼과 연동해 판매자 업무(상품등록·주문관리)를 대행하는 쇼핑몰 통합관리 프로그램이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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