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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국립무용단 ’더 룸’ 5년 만에 재공연..초현실주의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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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8년 초연 당시 99.5%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국립무용단의 '더 룸'이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현대무용가 겸 안무·연출가 김설진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더 룸은 기존 국립무용단 작품과 차별화된 독특한 미장센, 상상 속에나 있을 법한 진기한 장면들을 무대에 구현해냄으로써 ‘초현실주의의 성찬’이라 평가받았다.

더 룸 안무 겸 연출을 맡은 김설진은 세계적 수준의 벨기에 ‘피핑 톰 무용단’에서 활약한 현대무용가다. 독보적인 춤 실력을 갖춘 무용수이자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드는 배우이며, 독창적인 연출법으로 주목받는 안무가이기도 하다.

김설진이 오랜 기간 흥미를 느껴온 ‘방’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더 룸은 여러 사람에 의해 공유되는 ‘방’과 그곳에 남겨진 기억을 소재로 한다.

더 룸은 김설진이 구축한 유일무이한 세계 위에 국립무용단 무용수의 내공이 폭발하듯 발현된 작품이다. 출연 무용수 모두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완성한 더 룸은 무용수들의 창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작품이다.

베테랑 단원 김현숙부터 막내 최호종까지 국립무용단의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8명의 무용수는 안무가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작품의 메인 콘셉트를 비롯해 다양한 장면 구성에 이르기까지 작품 전반을 함께 설계했다.

록·블루스 등 일상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몸짓으로 풀어낸다. 친숙하면서도 과장된 극적인 연출은 일그러진 우리 삶의 단면을 형상화한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무대에서 녹음한 현장 사운드를 재편집해 활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공간에 공존하며 ‘방이 품은 다면적 기억’이란 콘셉트를 한층 더 강조한다.

의상은 연극·뮤지컬·오페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최원 디자이너가 맡아 8명의 캐릭터를 세심하게 그려낸다.

‘방’이라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각자의 고독과 절망을 마주하고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더 룸은 코로나19라는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지나온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온다.국립무용단은 관객을 위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오는 22일에는 연습실에서 주요 장면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오픈 리허설’이 진행되며, 3월 4일 공연 후에는 안무가와 전 출연진이 해석을 함께 공유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준비된다. 국립무용단 더 룸은 내달 2일부터 4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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