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가정집 벽 구멍에서 도토리 320kg 와르르…무슨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동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 내에 위치한 주택 벽(왼쪽)에 320kg 가량의 도토리를 모아온 딱따구리. 오른쪽은 사건과 관련 없는 딱따구리 사진. 페이스북 / ⓒGettyImage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주택 벽에서 320kg에 달하는 도토리가 쏟아져 나왔다. 도토리를 모아온 범인은 딱따구리였다.

6일(현지시간) N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한 해충 방제 회사는 SNS를 통해 “20년 넘게 일을 하며 난생처음 보는 도토리 양”이라며 관련 내용과 사진을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주민은 ‘벽에서 구더기처럼 생긴 작은 벌레가 나오고 있다’며 해충 방제 회사를 불렀다. 해당 벌레는 도토리 같은 견과류 안에서 종종 발견되는 밀웜의 일종이었다.

출동해 집을 둘러보던 직원은 지붕 굴뚝 주변에 구멍을 내고 도토리를 집어넣는 딱따구리를 발견했다. 떡갈나무 등에 구멍을 파고 도토리를 저장하는 ‘도토리 딱따구리(Melanerpes formicivoru)’였다.

딱따구리는 다락방 환기구 구멍을 통해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뚫어 놓은 구멍에 도토리를 밀어 넣는 방식으로 겨울에 먹을 식량을 모아왔다. 지하부터 다락방까지 약 20피트(6m)가 쌓여있었다. 집 앞 나무에도 수백 개의 구멍이 뚫려있었다.

동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 내 위치한 주택 내부 벽에서 320kg 가량의 도토리가 쏟아져 나왔다. 페이스북 


누리꾼들은 “백만장자가 갑자기 모든 돈을 잃어버린 기분일 것 같다”, “딱따구리가 한순간에 파산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도토리를 꼭 돌려주길 바란다”, “은신처를 잃은 게 아닐지 걱정된다”는 등의 염려를 표했다.

해충 방제 회사는 “도토리가 섬유와 유리, 설치류들의 배설물로 덮여 있었기에 버려야만 했다”고 말했다.

딱따구리는 1초에 20번 부리를 움직여 나무에 구멍을 낼 수 있다. 특히 도토리 딱따구리는 나무, 주택 문설주 등에 구멍을 내 도토리를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 한 나무에 최대 2~3만 개의 구멍을 뚫어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저장한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