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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저가 5채 팔아야 고가 한 채 산다”… 하락장에 서울 아파트값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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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아파트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19일 30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인 38억원(작년 5월)과 비교하면, 약 21% 떨어진 가격이다.

#상승장 속 ‘영끌족’의 매수세가 몰렸던 노원구 중계동 ‘중계주공7단지’ 전용 44.1㎡는 같은 달 3억75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최고가인 재작년 10월 6억800만원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40%에 가깝다.

조선비즈

'고가 아파트'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 삼성물산



부동산 가격이 전국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아파트 값이 저가 아파트 값보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결과다.

7일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5분위배율은 4.6배로 집계됐다. 전달(4.5배)에 비해 격차가 커진 것으로, 지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5분위배율은 10.5배에서 10.4배로 축소됐다.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이다. 숫자가 클수록 고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 고가 아파트 한 채로 저가 아파트 5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전국에서 5분위배율이 커진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지난달 인천의 5분위배율은 전월(4.3배) 대비 0.1 줄어든 4.2배로, 지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는 전월(4.4배)과 동일했고, 울산은 작년 12월 5.8배에서 지난달 5.6배로 낮아져 가장 변동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값 양극화만 심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저가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더 컸던 결과다. 지난달 서울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4214만원으로 전달 대비 1.90%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25억1114만원에서 24억7671만원으로 1.37% 하락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상승장에선 강남, 마용성, 노도강 순으로 오르지만 하락장에선 그 반대”라며 “고가 아파트는 상승장에서 가장 많이 오르고 하락장에선 금리인상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가장 늦게, 그리고 덜 떨어져 양극화가 되레 심해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세시장의 양극화는 완화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전세가 5분위 배율은 4.2배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전달(4.3배)에 비해 0.1배 낮아진 후 변동이 없었다. 전국 전세가 5분위 배율은 작년 12월 7.4배에서 지난달 0.2배로 낮아졌고, 전국에서 5분위 배율이 상승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김송이 기자(grap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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