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이재용 ‘1등 목표’ 절실한데” 40년 전 삼성 반도체 ‘중대발표’에도 안 바뀐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일 삼성 ‘도쿄선언’ 40주년

헤럴드경제

이재용(왼쪽에서 세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이병철(오른쪽에서 네번째) 삼성 창업회장이 1983년 경기도 기흥의 반도체 공장 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만 있으면 (반도체) 성공의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호암자전’의 ‘삼성반도체에 내일을 건다’ 中)

오는 8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도쿄 선언’을 한지 40주년이 된다. 40년 전 이 창업회장은 도쿄에서 초고밀도집적회로(VLSI) 사업에 대한 첫 투자 결정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이전에 뛰어들지 않았던 ‘D램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첫 공식적인 진출 선언이다.

이를 발판 삼아 삼성은 D램을 비롯한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재용 회장의 비전 발표를 통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까지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의 초격차 기술 혁신과 함께 주요 경쟁국 대비 부족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창업회장이 반도체 성공 열쇠로서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이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다. 이 창업회장이 자서전(호암자전)을 쓸 당시 삼성이 64K D램, 256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 창업회장은 이를 두고 “VLSI 전선에서 미국이나 일본과 동렬에 가깝게 되었지만 앞으로 문제는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에도 반도체와 관련해 해외 여러 국가의 기술 봉쇄가 심해져 삼성의 자체적인 기술 개발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일본의 반도체 사업이 ‘정부의 자금 보조와 기술개발 지원’으로 급신장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1976~1979년 일본정부는 VLSI 연구에 700억엔(약 6600억원) 가량 보조금을 지원하고 1979년부터 총투자액의 50%를 장기저리 대출하면서도 법인세 등 세제상 특혜를 본토 기업들에 제공했다. 이 창업회장은 삼성전자가 단일 기업으로서 국내에 특혜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정부에 반도체 지원 요청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당시 자서전에 토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1985년 5월 21일 삼성반도체통신 기흥 반도체 2라인 준공식 모습. 이병철(왼쪽에서 세번째) 삼성 창업회장과 이건희(왼쪽에서 여섯번째) 선대회장의 모습. [호암자전 촬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1985년 5월 21일 삼성반도체통신 기흥 반도체 2라인 준공식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당시 이 창업회장의 고뇌가 현재의 이재용 회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창업회장의 과제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확대였다면, 이 회장의 과제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으로 대변되는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시스템 반도체 사업 세계 1위 달성이다. 물론 선대 회장이 이룩한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면서도,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 선점과 기술인재 확보 또한 이 회장의 몫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을 위해선 삼성뿐 아니라 정부 역시 한팀이 돼야 한다는 주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미 파운드리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의 60% 가까이 선점한 TSMC가 있는 대만은 지난달 7일 입법원(국회)이 ‘산업 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입법 예고 반년 만이다. 법의 핵심은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 25%를 세액공제 해주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대만은 반도체법 통과 이전에도 TSMC 등 주요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이 10% 안팎으로, 삼성전자(27%)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라피더스’를 설립하고 2027년 2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양산을 위해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한국의 경우 진통 끝에 내놓은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개정안(공제율 25%)이 국회에서 통과될지 미지수인 상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시스템반도체가 미래에 더 성장할 것”이라며 “세액, 인재확보 등 전반적인 면에서 정부 차원의 더 전폭적이면서 세심한 지원이 관련 기업들에 제공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