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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기현은 나경원-안철수는 윤핵관…與당권 투톱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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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나경원에 러브콜...“불출마 압박” 비판

安, 대통령실 등 심기 엄호… ‘무대응’ 전략

헤럴드경제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왼쪽)와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합동 당원대회에서 기념촬영을 위해 단상에 올라가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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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공방’이 격화하자 김기현, 안철수 의원 모두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대통령실과 당내 윤핵관 의원들의 발언 수위가 덩달아 높아지고 ‘전당대회에 대통령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까지 제기되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일찌감치 자신이 ‘윤심 후보’를 강조하던 김 의원은 ‘나경원 품기’에 나섰고, ‘윤안연대’를 외치던 안 의원은 ‘무대응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安 ‘제2의 나경원’ 만들기 돌입한 김기현, 나경원에는 ‘러브콜’?김 의원은 ‘나심 포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나 전 의원의 서울 용산구 자택을 찾아 협력을 요청한 데 이어, 지난 5일 강원 강릉시에서 가족여행 중이던 나 전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은 이날도 나 전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함께 하자”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이날 강원도 일정에는 나 전 의원을 거세게 비판하며 사실상 불출마를 요구한 ‘초선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친윤계 핵심’ 박성민과 이인선, 정동만 의원이 함께 했다. 이들은 나 전 의원에게 사과와 위로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 의원을 비롯한 초선의원 10명은 다음날인 6일에도 나 전 의원을 만나 ‘초선 연판장’ 사태에 대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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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민의힘 동작을 당협사무소에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방문을 받고 면담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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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 의원은 ‘여론조사 2위’로 밀려난 김 의원이 다시 1위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평가된다. 김장연대와 친윤계 의원들의 암묵적 지지를 기반 삼아 ‘대세 주자’로 거듭나려던 김 의원이 삐끗한 데에는 나 전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 역풍이 작용했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러한 행보가 ‘나경원 딜레마’로 비춰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김 의원은 소위 ‘윤핵관’ 의원들을 등에 업은 채 성장했고,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의 압박해 불출마를 얻어냈다”며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에게 불출마하라고 직접 말한 적 없다’고 해도 그쪽(김기현 측)이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 자명한데, 이제 와서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까지 데려가 ‘김·나 연대’를 언급하는 것은 사실상 협박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을 왕따 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연대’를 강조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방어전’ 나선 안철수, 믿을 것은 ‘여론조사’ 뿐수세에 몰린 안 의원은 향후 ‘윤심 논쟁’에 무대응으로 일관할 계획이다. 안 의원은 지난 6일 모든 일정을 중단한 채 상황점검 및 정국구상에 들어갔다. 캠프 측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최대한 용산(대통령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윤심’ 프레임은 김장연대를 통해 김 의원 측에서 먼저 구축한 것인데, 왜 안 의원의 ‘윤안 연대’ 발언에 대해서만 전방위적 공격이 들어오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일정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안보, 경제 관련 정책 행보만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7일에도 별다른 일정 없이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만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도 안 의원은 “수도권 압승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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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왼쪽 )이 지난 1월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장제원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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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의 ‘몸 낮추기’는 오는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10일 본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이번 여론조사는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처음으로 실시되는 ‘당원’ 여론조사다. 그간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조사는 500명 내외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진행돼 당내에서도 “온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안 의원 입장에서, 이번 여론조사 전에 크게 ‘잡음’을 내 판세에 영향을 끼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안 의원 측은 “‘윤안 연대’ 언급과 관련해 사과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친윤계 의원들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관련해 입장문은 발표할 수도 있겠지만 사과를 할 내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뒤 2주 만에 ‘사과 후 불출마’한 것을 고려해 ‘제2의 나경원’이 되지 않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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