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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르포]'배송현장엔 사람 대신 최단거리 계산하는 AI뿐'…쿠팡의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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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2층~지상10층 규모

분류·운반로봇 등 운영

최단거리·최적동선 이동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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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풀필먼트 센터(FC)는 테스트베드입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자동화 기술 중에 어떤 것이 쿠팡하고 잘 매칭되는지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센터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지난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대구 FC. 이곳은 동대구역에서도 차로 50분가량 떨어진 외곽 지역이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물류 센터이며 쿠팡의 비밀 연구소로 불린다.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되며 경비도 무척 삼엄하다. 안내자가 허용하는 동선 내에서만 이동이 가능했고, 사진 촬영에도 제한을 받았다.

대구 FC는 축구장 46개(지하2층~지상10층) 규모로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1층 작업장으로 들어서자 실내와 온도가 확 달라지면서 추위가 느껴졌다. 양쪽으로 분리된 작업 공간 사이를 분류로봇(Sorting Bot)들이 눈에 보이는 것만 수십 대가 왔다 갔다 했다. ‘웅’하는 소리를 내면서 서로 부딪치지도 않고 위아래,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물건을 나르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분류로봇은 로켓배송 혁신의 핵심이다.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준다. 사실상 사람이 물건을 옮기거나 들어 올리는 업무를 모두 없앴고, 최단거리·최적동선을 계산해 움직여 기존 물류의 패러다임을 확 바꿨다. 그 결과 일반 직원의 업무량은 65% 줄어들었고, 고객 서비스 품질은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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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분류로봇, 무인운반로봇, 무인지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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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에는 성인 남성보다 큰 선반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에선 대형 로봇청소기 같이 생긴 무인운반로봇(AGV)을 만나볼 수 있는데 무거운 선반을 통째로 가볍게 움직였다. 집품 작업자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로봇이 가져오면 화면상 상품정보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을 집어 스캔하면 어떤 바구니에 넣어야하는지 불빛이 들어온다. 이렇게 여러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하나의 묶음으로 취급되며, 바구니가 완성되면 포장 작업자에게 인계된다.

AGV 로봇은 수백 개의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해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한다. 평균 2분 안에 선반을 가져오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된다. 현장 관계자는 “기존에는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방식이었다”며 “현재 1000여대 이상의 AGV 로봇이 도입됐고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이 자동화됐다”고 설명했다.

5층에는 수십 개의 무인 지게차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26번 지게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피드게이트 앞으로 지게차가 오자 문이 열렸고 대규모 상품을 스스로 들어 올리고 이동했다. 지게차가 운영되는 공간과 사람의 이동 동선은 펜스로 완벽하게 분류돼 사고 발생이 원천 봉쇄된다. 또한 지게차 앞에는 파란색 불로 작업구역이 표시돼 바닥만 보고도 다가오는 것을 인지할 수 있게 만들었고, 사람과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멈추게 설계됐다.

2층은 넓은 식당과 휴게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휴게실은 통유리창로 돼있어 바깥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안마의자, 책 등도 마련돼 있어 안락한 느낌이었다. 1층에는 직원들이 건강에 이상을 느낄 때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실이 위치해있다. 보건관리자가 상주하며 상담실, 처지실, 침실 등이 갖춰져 있어 언제든 이용이 가능하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 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황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했다”며 “AI를 이용한 상품관리, 자동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물류 인프라 기반으로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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