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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비수기 1월에 서울 경매 역대급 낙찰가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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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경매 낙찰가율 111.60%…역대 최고치

청파동 상가·청담 빌딩 등 고가 낙찰 '통계 왜곡'

전형적인 '왝더독' 현상…경매시장 '관망세' 여전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경매 낙찰가율이 1월 110%를 넘어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1월은 경매 비수기로 불렸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일부 상가·빌딩 등이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기록적으로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는데 규제 완화와 일부 지역적 이점 등으로 입찰자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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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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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 전체경매 낙찰가율은 111.6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116.07%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이며, 1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통상 1월은 경매 비수기로 불리는데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 1월 89.45%, 2022년 1월 91%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인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더불어 경매 시장도 냉각되고 시장 참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한두 건이 전체 통계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낙찰가율 1위 물건은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 상가 물건이다. 감정가 1억5000만원 수준이었는데 2억5610만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은 170.70%를 기록했다. 신건이었음에도 9명이 몰렸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호재 기대감으로 참여자가 몰리면서 높은 가격에 매각됐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은 매각가율 155,40%를 기록했다. 감정가 976억4596만원이었는데 1명이 응찰해 151억759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신건이었음에도 법인이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을 받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청담동 소재 빌딩은 보증금 50억원 수준에 월세가 1억5000만원 정도”라며 “희소성이 크고 일부는 임대를 주고 사옥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어 법인이 낙찰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입지가 좋은 빌딩은 거래 자체가 일반인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경매로 나오면 관심이 많다”며 “법원 감정가는 미래가치를 반영하지 않아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감정가가 낮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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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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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전문가들은 이번 통계가 전형적인 ‘왝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선 일부 경매계약이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에 체결되면서 전체 통계를 끌어올리는 왜곡 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8.79%, 서울 상가 경매 매각가율은 71.10%에 불과한 상황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통상 1월 낙찰가율이 연중 가장 낮은데 올해는 고가 낙찰 한두 건이 통계치를 끌어올리면서 왜곡현상이 나타났다”며 “정부의 대규모 규제 완화 이후 경매 시장을 두드리는 매수자가 늘어났지만 여전히 경매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바닥을 확인했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주현 연구원은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선 전체 지표는 참고로 보고 용도별 지표를 따로 확인해서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며 “일부 물건이 호재 등으로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 전체 지표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2~3회 유찰된 물건을 중심으로 낙찰자들이 몰리고 매수대기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경매 시장 관망세가 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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