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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與의원들 “전당대회 아닌 분당대회”… 대통령실 安직격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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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도 너무 폭압적이라고 해”

‘반윤 찍힐라’ 대놓고 말은 못해

동아일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5일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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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로 밀고 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6일 통화에서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십자포화에 대해 이같이 성토했다. 이례적으로 대통령실까지 나선 양상에 여당 의원들의 우려와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것.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는 자조까지 나왔다. 그러나 내년 총선 공천 등에 대한 우려로 여당 의원들은 불만 섞인 침묵만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국민의힘 내에서는 전날(5일)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안 의원을 향해 “더 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것에 들끓는 기류가 감지됐다. 한 초선 의원은 “원래 선거는 치고받는 것이지만 대통령실이 직접 맞대응해버리니 과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지역에서 만난 여당 지지층 유권자들도 ‘너무 폭압적’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친윤 진영을 중심으로 한 김 의원 지지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면서 오히려 지역 당심을 망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런 물밑 기류와 달리 공개 반발은 드문 상황. 5선의 서병수 의원만 전날 페이스북에 “당을 이리 업신여기는 행태도 마뜩잖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라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다니”라며 “모두가 대통령만 쳐다보게 만드는 이런 행태가 결국 대통령에게 책임 지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침묵은 현역 의원들이 내년 총선 공천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대통령실에 반기를 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간 반윤(반윤석열)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다들 ‘이래도 되나’ 싶은 불안감은 있지만 차마 말도 못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대신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전당대회 후보자들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성토에 나섰다. 당 대표 후보인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과 최고위원 후보인 허은아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앞에서 ‘윤핵관 퇴진’ 선전전에 나섰다. 천 위원장은 “(윤핵관, 간신배 등) 그런 용어를 막는다고 해서 윤핵관이라고 하는, 우리 당을 어지럽히는 간신배에 대한 국민 불만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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