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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점심에 한 잔…식당으로 나온 ‘맥주 아닌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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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확장하는 수입맥주

국내맥주는 B2C 판매 집중

헤럴드경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태국 음식점 생 어거스틴에서 칭다오 논알코올릭 병맥주가 판매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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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서울의 한 음식점을 찾았던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점심 미팅에서 ‘맥주 아닌 맥주’를 마신 뒤 사무실로 복귀했다. 김씨가 마신 건 칭따오 비알코올 맥주였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반 맥주와 거의 흡사한 향과 맛을 보여 점심에도 취하지 않고도 분위기를 올릴 수 있었다”며 “식당에서 비알코올 맥주를 파는 걸 보고 영리한 발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식당에서도 만나는 無·非알코올 맥주편의점, 마트 등 주로 가정용으로 찾아보기 쉬웠던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가 식당에서도 잇달아 눈에 띄고 있다. 6일 하이네켄코리아에 따르면 2021년 6월 판매를 시작한 ‘하이네켄 0.0’의 병맥주 제품은 지난해 기준 입점 매장 수가 전년 대비 약 50% 성장했다. 하이네켄코리아 관계자는 “사적 모임 증가와 함께 논알코올 맥주의 취급 업장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건강을 챙기는 젊은 세대가 주로 선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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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무알코올 맥주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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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아닌 맥주를 말할 때 쓰이는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이란 용어는 함량 비율에 따라 구분된다. 알코올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으면 ‘무알코올’, 1% 미만일 경우 ‘비알코올’로 분류된다.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가 넘지 않으면 음료로 분류된다. 칭따오 비알코올 맥주의 경우 알코올 함량이 0.03%로 논알코올로도 불린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 연평균 7.6% 성장무알코올 맥주 시장(논알코올 맥주 포함)은 지속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00억원이나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세계 무알코올 음료시장 규모는 2024년까지 연평균 약 7.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잠재력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는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 문화의 영향도 있다. 알코올의 과다한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과 함께 당, 퓨린, 알코올 등이 빠진 제품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과당을 제거해 지난해 9월 선보인 선보인 ‘처음처럼 새로’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3500만병이 팔렸다. 매일 약 30만병 이상 팔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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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 맥주 ‘하이네켄 0.0’. [하이네켄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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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음료가 2012년 국내 첫 출시한 ‘하이트제로0.00’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31% 신장했다. 첫 해 600만캔 수준이던 하이트제로0.00의 연간 판매량은 2700만캔으로 4.5배 뛰었다. 올해 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1억 1000만캔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는 통풍 유발 성분으로 알려진 퓨린의 함량을 대폭 낮춘 발포주 ‘필라이트 퓨린 컷’도 이달 출시했다. ‘필라이트 퓨린 컷’은 355㎖ 캔당 퓨린 함량이 총 2㎎에 불과하며 이는 기존 필라이트 후레쉬 대비 90% 낮은 수준이다.

수입맥주 “B2B 확장” vs 국산맥주 “B2C 판매 집중”이런 가운데 수입·국산 맥주 업체들은 유통에 있어 서로 다른 전략을 보이고 있다. 오비맥주의 경우 ‘카스0.0’ 등 비알코올 음료 대부분을 가정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하이트진로음료가 판매하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인 ‘하이트제로 0.00’도 현재 공식적으로는 업소로 제품이 나가지 않고 있다. 다만 하이트진료음료 관계자는 “엔데믹 시대를 맞아 업소용 시장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만큼 업소와 외식업체 공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하이네켄코리아, 비어케이(칭따오) 등 수입 맥주 업체 경우 병맥주를 앞세워 업소 유통 물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국산 맥주 업체들은 우선 온라인·가정 채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류의 비중을 대신할 만큼 수요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당 업주의 니즈가 있어야 한다. 아직까지는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니즈가 기존 주류 대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점차 비중을 늘려가되 탄산음료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 반응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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