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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돌무더기 아래 200명 깔려 있을지도…사망자수 추정조차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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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규모 7.8 강진 사상자 눈덩이…사망자수 500명 이상

"1999년 1.7만명 숨진 강진보다 심각…3만명 숨진 1939년 지진과 동일"

뉴스1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앗자즈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한 구조대원이 급하게 어린 아이를 구출하고 있다. 2023.2.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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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돌무더기 아래 200명이 깔려있을지 모른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터키) 디야르바키르 지진 피해 현장서 작업 중인 한 대원은 6일(현지시간) "여기서도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고 저기서도 소리가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4시17분경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와 중남부 카흐라만마라쉬 지역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사상자수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현재 사망자수는 500명(터키 284명·시리아 230명)을 넘어섰는데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오메르 파룩 코스쿤 카라만마라슈(카흐라만마라쉬) 주지사는 "너무 많은 건물이 파괴되어서 사망자수를 추정할 수조차 없다"며 "피해가 극심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지안테프의 주거용 건물은 일반적으로 벽돌과 부서지기 쉬운 콘크리트로 지어졌기 때문에 지진에 따른 흔들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가지안테프 한 시민은 "40년간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우리는 아가용 (흔들) 침대에 있는 아기처럼 적어도 세번은 강하게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집에서 도망쳐 "차 안에 있거나 차를 몰고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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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튀르키에 말라티아에서 사람들이 지진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잔해 위로는 눈이 쌓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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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이야드 쿠르디는 미국 CNN방송에 "지진이 절대 끝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진 당시 그는 부모님과 집에 있었으며 흔들림이 잠시 멈췄을 때 잠옷 차림으로 서둘러 집 밖에 나왔다. 이들은 눈 쌓인 길 위에서 내리는 비를 맞으며 30분 동안 떨어야 했다.

상점을 운영하는 시난 샤한은 "1999년 대지진이 강타했을 때 이스탄불에 있었는데 이번 지진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1999년 9월 서부 마르마라해 동부 해안도시 이즈미트에서 규모 7.4 강진으로 당시 이스탄불 약 1000명을 포함해 1만7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터키 당국은 이날 지진 피해 지역인 말라티아, 아디야만, 오스마니예, 디야르바키르, 샨르우르파(우르파) 등에 구조대와 항공기를 급파했다. 또 '4단계 경보'를 발령해 국제사회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 지역 8곳 주지사들에게 전화해 상황을 보고 받고 구조 활동을 벌였다.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은 취재진에게 "우리의 주요 임무는 수색과 구조 작업을 수행하고 모든 팀이 경계 태세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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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시리아 잔다리스 마을에서 불도저가 생존자를 찾기 위해 지진 잔해를 밀어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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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피해는 접경국 시리아에서도 심각했다. 서부 하마, 서북부 알레포, 라타키아, 타르투스 지역에서 수많은 건물이 붕괴하고 마을이 초토화됐다. 래드 아흐메드 시리아 국가지진센터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은 센터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민방위 구조대 화이트헬멧의 구조대원은 터키 국경에서 약 5㎞ 떨어진 이들리브 살킨(Salqin)을 언급하며 "상황이 매우 비극적이다. 수십 채 건물이 무너졌다"며 "완전히 붕괴했다"고 말했다.

지진 직후 열차 운행은 중단됐고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의료진이 대응을 돕기 위해 북부 지역으로 급파됐다.

의료 시설이 열악한 시리아 병원은 지진 발생 직후 말 그대로 혼비백산이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시리아미의학회(SAMS)는 성명을 통해 "강진 이후 병원 복도에는 환자들로 넘쳐났다"며 "외상 관련 공급품과 포괄적인 응급 대응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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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와 접경한 시리아 이들리브 밥-알하와 소재 한 병원이 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 강진 여파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이 몰리면서 혼비백산한 모습이다. 2023.2.6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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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는 "많은 병원이 만실이지만 알다나(Al Dana) 병원을 포함한 일부 주요 시설들은 중환자들을 대피시켜야 했다"며 "마찬가지로 이들리브 산부인과는 모든 신생아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 피해 지역은 쿠르드족 등 시리아 난민 수십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이들에게도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 지역은 12년에 걸쳐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많이 약해진 상태다.

더욱이 지진은 터키와 시리아 외에도 인근 이스라엘, 레바논, 키프리스, 이집트 등에서도 감지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향후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지진 피해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수는 100~1000명이 나올 확률이 34%로 가장 높았고 1000~1만명일 경우 31%로 추산됐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티븐 힉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지진학 연구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터키 지진은 1939년 12월 북동부에서 약 3만명의 사망자를 낸 지진과 동일한 규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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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새벽 튀르키예(터키) 강진 여파로 시리아에서 1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양국 접경 지대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 밥 알-하와 소재 한 병원에서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2023.2.6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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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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