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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욘세·스타일스, '제65회 그래미' 주인공…여성·흑인·성소수자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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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비욘세, 상 4개 추가로 누적 그라모폰 32개…역대 최다 수상자
해리 스타일스, 최고 영예 '올해의 앨범' 수상
사마라 조이, 베스트 신인상·보니 레이트 '올해의 노래'
'언홀리' 샘 스미스·킴 페트라스,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페트라스, 트랜스젠더 첫 그래미 수상
비올라 데이비스, 18번째 'EGOT'
힙합 탄생 50주년 기념한 15분가량 무대 큰 호응
'3년 연속 후보 지명' 방탄소년단, 올해도 수상 불발
뉴시스

[서울=AP/뉴시스] 비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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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미국 팝 슈퍼스타 비욘세, 영국 팝 슈퍼스타 해리 스타일스가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주인공이 됐다. 여풍이 거셌고, 흑인 뮤지션이 선전했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조명도 이뤄진 시상식이었다.

비욘세는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총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4개 부문 수상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역대 해당 시상식에서 누적 32개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을 안았다.

지난해까지 그래미 어워즈에서 가장 많은 상을 탄 주인공은 31번의 기록을 남긴 헝가리 출신 지휘자인 고(故) 게오르크 솔티(1912~1997)였는데, 솔티의 기록을 깨며 진정한 '그래미의 여왕'이 됐다.

이날 비욘세는 사전 시상식에서 '브레이크 마이 솔(Break My Soul)'로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뮤직 레코딩(best dance-electronic music recording)', '플라스틱 오프 더 소파(Plastic Off the Sofa)'로 '베스트 트래디셔널 R&B 퍼포먼스(best traditional R&B performance)'를 받았다. 본 시상식에선 '커프 잇(CUFF IT)'으로 '베스트 R&B 송(Best R&B Song)', 정규 7집 '르네상스'로 '댄스-일렉트릭 뮤직(dance-electric music)' 부문을 가져갔다. 다만 비욘세는 '베스트 R&B 송'은 LA의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지각을 해 무대에서 직접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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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해리 스타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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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는 '댄스-일렉트릭 뮤직'을 받은 뒤 "이 모든 것을 만끽하겠다. 하나님에게도 감사하다. 돌아가신 삼촌 조니, 부모님, 남편(제이지), 집에서 TV를 보고 있을 세 아이, 그리고 퀴어 커뮤니티, 그래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전후의 미국 클럽 문화·블랙 뮤직에 대한 존중을 담은 '르네상스'는 작년 나온 음반들 중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소수자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도 녹였다. 특히 자신에게 많은 영감을 준 성 소수자 삼촌 조니에게 헌정했다.

그런데 아쉬운 지점도 있다. 제너럴 필즈 부문 수상이 불발된 것이다. 비욘세가 '빅4'로 통하는 제너럴 필즈에서 그간 가져간 상은 단지 한 개에 불과하다. 2010년 '싱글 레이디스'로 가져간 '올해의 노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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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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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욘세와 함께 또 다른 '그래미의 여왕'들로 통하는 영국 팝스타 아델(Adele·35)과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34)는 그래미 어워즈 전체 수상 숫자는 적지만, 제너럴 필즈 숫자는 더 많다.

이날 '이지 온 미'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Best pop solo performance)' 부문을 추가한 아델은 지금까지 제너럴 필즈 4개 부문을 모두 받았다. 역대 아티스트로 2번째 기록이다. 2009년 '19'로 신인상을 받았다. 2012년엔 '21'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제너럴 필즈 부문을 모두 휩쓸었다. 2017년엔도 '25'로 이 제너럴 필즈 3개 부문을 모두 싹쓸이했다. 제너럴 필즈 부문만 총 7개에 달한다.

특히 2017년 제5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제너릴 필즈 세 개 부문에서 비욘세와 격돌해 모두 트로피를 따냈다. 그런데 당시 아델이 비욘세에게 존경을 포함 수상 소감은 감동을 안겼다.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뒤 트로피를 반으로 쪼개 비욘세를 울린 것이다. 아델은 "난 이 상을 받을 수 없다. 올해의 앨범 수상자는 비욘세"라며 그녀야말로 수상 자격이 있다고 항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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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사마라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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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올 투 웰 : 더 쇼트 필름'으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상을 추가한 스위프트는 3차례 '올해의 앨범'을 차지했다. 2010년 '피어리스(Fearless)', 2016년 '1989', 2021년 '포크로어(folklore)'다. 올해의 앨범을 3차례 이상 받은 여성 아티스트는 스위프트가 유일하다.

3명의 그래미 여왕 중 비욘세만 '올해의 앨범'을 못 받은 것이다. 수상이 유력하던 올해도 고배를 마셨다. 비욘세가 그간 '올해의 앨범' 부문 후보로 지명됐을 때 해당 부문은 모두 백인 가수가 가져갔다. 2010년 비욘세 정규 3집'‘아이 엠 샤샤 피어스(I Am… Sasha Fierce)'는 스위프트의 '피어리스'에게 상을 넘겨줬다. 2015년엔 미국 싱어송라이터 벡(Beck)의 '모닝 페이즈(Morning Phase)'가 비욘세가 깜짝 발표한 정규 5집 '비욘세'를 제치고 승리했다. 2017년엔 명반으로 통한 비욘세의 정규 6집 '레모네이드' 대신 아델의 '25'에게 '올해의 앨범'을 받았다.

이번엔 백인 남성 가수인 스타일스가 '올해의 앨범'을 받았다. 스타일스는 이날 시상식에서 '해리스 하우스'로 '베스트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도 받으면서 2관왕이 됐다. 스타일스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타일스의 '올해의 앨범' 수상도 크게 이견은 없지만, 당초 이번 '올해의 앨범'은 비욘세가 정규 7집 '르네상스'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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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보니 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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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스는 글로벌 슈퍼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이전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그룹 중 한 팀인 영국 보이밴드 '원디렉션' 출신이다. 이 팀은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The X Factor)' 영국판 시즌7을 통해 결성,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원 디렉션은 2016년 무기한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 스타일스는 이번에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해리스 하우스'로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상을 받으면서 보이밴드의 상징적 존재에서 명실상부 팝 아이콘이 됐다.

그럼에도 비욘세가 지금까지 그래미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이견을 달기 힘들다. 이날도 아델과 리조가 비욘세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특히 리조는 '어바웃 댐 타임(About Damn Time)'으로 '올해의 레코드'를 받은 뒤 "비욘세, 당신이야말로 우리시대의 영웅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당신의 공연을 가기 위해 학교 수업을 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내 노래들은 여러분이 자신을 사랑하고 편안할 수 있도록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들"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재즈 가수 사마라 조이가 제너럴 필즈 중 하나인 '베스트 신인상'을 받았다. 그는 브라질 팝스타 아니타, 이탈리아 4인조 혼성 록 밴드 '모네스킨(M?neskin)' 등 강력한 후보들을 따돌렸다. 지금까지 리더작 두장을 발매한 그녀는 이날 최우수 재즈 보컬 앨범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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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킴 페트라스, 샘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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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테랑 싱어송라이터 보니 레이트는 '저스트 라이크 댓(Just Like That)'으로 역시 제너럴 필즈의 하나인 '올해의 노래'를 받았다. 아델, 스위프트, 비욘세와 같은 함께 '그래미 여왕들'을 따돌린 레이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정말 놀랐다. "너무 놀라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사회운동가이기도 한 그녀는 "'저스트 라이크 댓'은 장기기증에 대해 고민하는 노래"라고 전했다. '저스트 라이크 댓'은 아들을 떠난 보내 남자의 슬픔에 대해 노래한 곡인데, 그가 아들의 심장을 이식 받는 걸 레이트가 상상하면서 만든 노래로 알려졌다.

이날 제너럴 필즈 4개 분야 수상자를 성비로 따지면, 3개 분야에서 여성이 받았다. 인종으로 따지면 흑인 뮤지션이 절반이다. 그간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그래미 어워즈가 다양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 시상식이었다. 이번 시상식 전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전미 레코딩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는 뉴욕타임스에 "2019년 이후 여성이 19%, 또 전통적으로 소수에 속한 커뮤니티 회원이 38% 증가했다. 회원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너럴 필즈 외에 가장 주목 받은 부문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이었다. 국내에선 글로벌 슈퍼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낮지만 수상 가능성을 품고 있어 기대를 모았던 부문이다. 결국 해당 부문은 예상대로 영국 팝스타 샘 스미스와 독일 싱어송라이터 킴 페트라스가 컬래버레이션한 '언홀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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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비올라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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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언홀리'는 논바이너리 퍼슨(nonbinary person)(샘 스미스)과 트랜스 퍼슨(trans person)(킴 페트라스)이 함께 부른 곡 중에서 처음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된 곡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트랜스젠더로는 처음으로 그래미를 수상하게 된 페트라스는 "샘 스미스는 나의 영웅"이라면서 "오늘 밤 제가 여기 있을 수 있도록 문들을 열어준, 제 앞에 있는 모든 믿을 수 없는 트랜스젠더 전설들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 그러면서 미국 팝 슈퍼스타 마돈나가 성소수자(LGBTQ) 권리의 엄청난 지지자가 된 것에 대해 감사를 더했다.

또 이날 시상식에선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18번째 'EGOT'가 탄생했다. 할리우드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가 이날 시상식에서 자서전 '나를 찾아서'로 '베스트 오디오북' 부문에서 수상해 EGOT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췄다. EGOT는 미국 대중문화계의 '그랜드 슬램'으로 통한다. 4대 엔터테인먼트 시상식인 에미(Emmy), 그래미(Grammy), 오스카(Oscar), 토니(Tony) 상을 모두 수상한 이들을 가리킨다. 'EGOT'는 네 시상식 앞글자를 딴 타이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내인 미국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올해의 노래'와 함께 시상자로 나선 부문으로 눈길을 끈 '베스트 송 포 소셜 체인지'는 올해 신설된 상이다.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준 이들에게 헌정하는 분야다. 이란의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곡 '바라예'를 온라인에 게재한 이후 체포된 이란 싱어송라이터 셔빈 하지푸르가 이 상 첫 번째 주인공이 됐다. 바이든 여사는 "이란 여성에게 자유를 촉구하는 '바라예'는 외침의 노래다. 인스타그램에서 4000만뷰를 기록했다"면서 "하지푸르는 체포됐으나 노래는 계속 울려 퍼지면서 계속 여성·생명·자유의 메시지를 퍼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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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질 바이든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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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수상자인 힙합 스타 켄드릭 라마는 '더 하트 파트 파이브(The Heart Part 5)'로 '베스트 랩 퍼포먼스' 통산 6번째 그라모폰을 챙겼다. 스튜디오 음반 '미스터 모럴스 & 더 빅 스테퍼스(Mr. Morales & The Big Steppers)'로 '베스트 랩 앨범'도 차지하며 힙합 분야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 라마는 "우리는 생각, 감정,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음악을 만든다. 이 기록을 만드는 것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다. 이 기록을 위해 진화할 수 있게 허락해준 문화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힙합이 미국에서 탄생한 지 5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힙합은 1973년 뉴욕 브롱크스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선 이를 기념하는 시상과 무대가 펼쳐졌다. 힙합대부 닥터 드레의 이름을 딴 '닥터 드레 글로벌 임팩트' 상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리고, 힙합 탄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가 15분가량 펼쳐지며 시상식을 달궜다.

'힙합 선구자'로 통하는 그랜드마스터 플래시가 대표곡 '더 메시지(The Message)' 일부를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아이스-T, 퀸 라티파, 버스타 라임즈, 그리고 엘엘 쿨 제이(LL Cool J) 등 대표 힙합스타들이 뭉친 무대는 이날의 하이라이트 공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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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AP/뉴시스] 닥터 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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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무대를 꾸민 푸에르토리코 출신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Bad Bunny)의 공연은 시상식을 흥겨운 분위기로 몰아갔고, 미국 R&B 솔 장르의 전설인 스티비 원더는 자신의 음악적 고향인 모타운을 되살려냈다.

또 이날 무대에선 미국 컨트리 음악의 여왕 로레타 린, 힙합그룹 '미고스' 래퍼인 테이크오프, 영국의 록밴드 '플리트우드 맥' 멤버 겸 싱어송라이 크리스틴 맥비 등 지난해 세상을 떠난 뮤지션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컨트리 스타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가 린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린의 '광부의 딸'을 불렀고, 미고스 래퍼 콰보가 자신의 조카를 기리기 위해 '위드아웃 유(Without You)'를 선사했다. 셰릴 크로우, 믹 플리트우드, 보니 레이트는 '송버드(Songbird)'를 합작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이날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상'(피처링·송라이터 자격),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뮤직 비디오'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지명됐으나 모두 수상은 불발됐다. 작년에 단체 활동이 거의 없어서 애초 올해 수상 가능성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 포함 3년 연속으로 '그래미 어워즈'에 노미네이트됐다는 것만으로도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대단하다는 평가다. '그래미 후보 단골손님'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콜드플레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의 팀과 협업하기는 했지만 '마이 유니버스'에 한국어가 일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도 그래미 어워즈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다이너마이트'와 '버터'는 영어곡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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