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日금융완화 설계한 '미스터 BOJ'… 초완화 바주카포 계속 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아마미야와 한 자리에 앉은 구로다 총재 2016년 11월 도쿄 참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한 아마미야 마사요시 당시 일본은행 집행이사(오른쪽)가 옆에 앉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어깨 너머로 서류를 바라보자 구로다 총재가 웃음을 짓고 있다. 【블룸버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완화 노선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가 여러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가 금융완화 수정에 신중하다는 관측이 시장에 많았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아마미야 마사요시 일본은행 부총재를 차기 총재 유력 후보로 보도하자마자 달러당 엔화가치가 전 주말에 비해 한때 4엔 가까이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비둘기파'인 아마미야 부총재가 오는 4월 8일 임기가 종료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교체되더라도 통화 정책 수정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구로다 총재는 2013년 이후 10년여 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주도했으며 아마미야 부총재 역시 구로다 총재의 '오른팔'로 이에 관여해온 인물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총재와 부총재 두 명을 지명하는 인사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으며 이달에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은행 총재는 중의원·참의원의 동의를 거쳐 임명된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1979년 일본은행에 입행한 이후 금융정책을 기획·입안하는 기획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구로다 총재가 2013년 총재에 취임한 이후 구로다 총재를 보좌해 왔다. 그는 입행 후 출세 가도를 달려 '일본은행(BOJ)의 프린스' '미스터 BOJ' 등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매일경제

아마미야 부총재는 2001년의 양적완화, 2010년의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이후의 대규모 금융완화 등 일본의 디플레이션 타개 정책에 관여해왔다. 이 때문에 그는 금융완화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비둘기파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는 아마미야 부총재가 총재가 될 경우 시장은 일본은행의 정책 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할 것이며 금융완화 정책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지타 신스케 일본 리소나홀딩스 수석전략가는 "아마미야 부총재는 후보들 중 가장 비둘기파"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통화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 엔화값이 달러당 134.77엔까지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총재로 일본은행을 이끌게 될 경우,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어느 정도 수정할지에도 관심이 쏠려왔다. 지난해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덟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구로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해왔다.

매일경제

이 때문에 미·일 금리 차가 확대돼 엔화가치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서민들 생활에 영향을 미쳤다. 작년 1월 달러당 115엔 수준이던 엔화가치는 10월에 32년 만에 최저치인 151엔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신선식품 제외, 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1월 0.6%였으나 4월부터 2%대로 올라섰고 9월에는 3%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년여 만의 최고치인 4%였다. 이에 일본 정부 내에서 "수년 이내 대규모 금융완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0%대 전반까지 떨어지고 있어 정책 수정을 너무 서두를 경우 디플레이션이 다시 강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닛케이는 차기 일본은행 총재에게는 지금까지의 대규모 금융완화 효과와 부작용을 총 점검한 뒤에 단계적으로 금융 정책 정상화를 모색하는 역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작년 12월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는 0%로 유지하되 변동용인폭을 기존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했다. 일본은행은 변동용인폭 이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움직임을 보이면 '지정가격 오퍼레이션(공개시장조작)'으로 불리는 국채 매입을 통해 이를 억제해 왔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일본은행 총재 자리를 이어받을 경우 금융완화 정책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너스 금리 종식 등 금리 인상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상승한 2만7693.65로 장을 마감하며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도쿄 김규식 특파원 /서울 신윤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