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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 코발트 빼고도 성능 그대로…SK온, 배터리 혁신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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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코발트를 완전히 배제한 ‘코발트 프리(Co-Free)’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값비싼 코발트 사용을 줄이면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코발트 없이도 기존 삼원계(NCM·니켈-코발트-망간) 제품 이상의 성능을 가진 시제품을 최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내년쯤 돼야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를 예상보다 1년 앞당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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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전기차 배터리(NCM9)를 탑재한 포드의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사진 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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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 ‘함량 0’인데 성능은 그대로



코발트는 리튬·니켈·흑연과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삼원계 배터리 소재 중 가격이 가장 비싸다. 2차전지 금속 원가에서 40%가량을 차지한다.

게다가 코발트는 대표적인 ‘분쟁 광물’이다.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에서는 생산권을 놓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DR콩고에서 생산 주도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채굴 과정에서 노동 착취 논란 등 인권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코발트 프리’ 배터리가 양산으로 이어지면, 이런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코발트 함량을 0으로 낮추는 대신 니켈이나 망간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코발트 프리 제품을 만들어냈다. 수명과 주행거리 같은 성능도 기존 제품에 버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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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올해 초 개막한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SK온의 SF배터리를 관람객들이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 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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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코발트 프리 배터리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코발트 함량이 적으면 배터리 수명이 짧아지고, 주행가능 거리 역시 줄어든다. CATL, BYD 같은 중국 업체들은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 중이다. 하지만 LFP 계열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겨울철 같은 저온 상황에서 성능이 급격히 나빠진다.

SK온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을 90%로 늘리고, 코발트 비중은 5% 이하로 줄인 배터리(NCM9)를 개발해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 제품은 현재 미국 포드의 픽업트럭인 F-150의 전기차 버전(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되고 있다.



K배터리는 요즘 ‘코발트 낮추기’ 한창



특히 다음 달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시행세칙이 공개되면 코발트 프리 배터리는 더욱 가치가 올라갈 전망이다. 코발트는 대부분 중국에서 제련된다. IRA에 따르면 중국산 광물 재료가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실은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K배터리 업체들이 최근 코발트 프리 제품 개발에 바짝 고삐를 조이는 이유다.

눈에 띄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이 90%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상용화해 테슬라의 모델3과 모델Y, GM의 허머 EV 등에 공급 중이다. 이 배터리는 코발트 비율을 5% 이하로 줄이고, 니켈 비율을 90%로 높였다. 또 알루미늄을 추가해 안정성을 강화했다. 삼성SDI 역시 니켈 함량을 88% 이상으로 높인 ‘젠5’를 생산 중이다. 또 최근엔 니켈 비율이 91% 이상인 ‘젠6’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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