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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슈퍼카 75%는 법인차… 원희룡 “아빠 찬스,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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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공개된 연두색의 법인차 전용 번호판. 아래는 비교를 위해 준비한 노란색 번호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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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법인차에 ‘연두색 전용 번호판’이 부착될 예정인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앞으로 ‘아빠 찬스’로 슈퍼카를 사기 어렵게 됐다”고 못을 박았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해 배우자에 자녀까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과 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며 “이제 ‘법인차 전용 번호판’이 도입되어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무늬만 법인차’를 방지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취지로 ‘법인차 전용 번호판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며 “제대로 세금 내고 소비하는 문화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법인차 번호판을 연두색으로 바꿔 ‘꼼수 탈세’를 막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고가의 수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한 후 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잖기 때문이다. 법인 명의로 차를 사면 유류비, 보험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고 연간 1500만원까지 경비 처리를 할 수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한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법인차에 ‘연두색 전용 번호판’을 부착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조치로 15만대가량의 신규 법인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이 부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자동차 등록 통계를 분석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고가 법인차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운행 중인 슈퍼카 4192대 중 3159대(75.3%)가 법인차였다. 국내 슈퍼카 10대 가운데 약 8대가 회사 명의였던 셈이다. 브랜드 별로 보면 페라리 2099대 중 1475대(70.3%), 람보르기니 1698대 중 1371대(80.7%), 맥라렌 395대 중 313대(79.2%)가 법인차에 해당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도로에 슈퍼카 비중 줄겠다” “회사 영업하는데 슈퍼카가 왜 필요하나”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존 법인차 번호판도 연두색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 단다고 람보르기니가 달구지가 되는 것도 아닌데 꼼수가 없어지나”며 “아예 고급 외제차나 스포츠카 등 일정 가격이상의 차량 법인차 등록을 불허하는 게 옳지 않나”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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