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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子 쓰러져 입에 거품" 119신고까지…'가짜 뇌전증' 도운 母 4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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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정신 잃고 몸을 떨고 있어" 거짓말에

병역 브로커 시나리오 받아 실행도

브로커, 의뢰인들로부터 2억 6천만 원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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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가짜 뇌전증 병역 면탈 사건을 수사중인 가운데, 아들의 병역 면탈을 도운 어머니들이 재판에 함께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병역 브로커' 김모씨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씨와 병역 면탈자 15명 외에도 총 6명이 공범으로 기소됐다. 이들 공범 중 4명은 병역 면탈자의 어머니였다.

이들 어머니들은 아들의 병역 면탈을 위해 김씨의 범행 시나리오대로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아들의 병역 면탈을 돕기 위해 병역 브로커 김씨로부터 상담 받은 대로 아들에게 뇌전증 증상이 있는 것처럼 꾸며냈다. 2020년 11월 21일 자정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주거지에서 A씨는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이 이상해서 자세히 봤더니 정신을 잃고 몸을 떨고 있다. 팔 다리가 뻣뻣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사흘 뒤인 2020년 11월 24일 A씨는 아들과 함께 병원을 방문해서 "아들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몸을 떨고 있었고, 팔다리가 뻣뻣했다"고 말했다. 아들도 "잠을 자고 있는데 2분 정도 동안 경련했다. 한두 달 전에도 경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게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앓는 것처럼 행세해 병원으로부터 '뇌전증' 병명의 병무용 진단서를 받았다. 이후 서울지방병무청에 병무용 진단서를 제출해 재신체 검사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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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판정검사.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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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계속해서 뇌전증 약을 처방 받는 등 뇌전증 환자로 행세해 서울지방병무청에 거짓 의무기록지를 제출했고, 2022년 1월 10일 병역판정검사에서 경련성질환 사유로 보충역인 4급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아들에게 뇌전증 증상이 없음에도 아들의 사무실에서 "얘가 쓰러졌는데 의식이 없다, 입에 거품이 있고 몸이 굳어 있다. 빨리 와 달라"고 119에 신고했다. 또 의사에게 "아들 사무실에 방문했더니 '쿵' 소리가 났고, 아들이 쓰러져 발작을 했다. 입원을 시켜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렇게 B씨는 아들이 뇌전증 증상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세해 뇌전증 병무용진단서를 받아 서울지방병무청에 제출했고, 재신체 검사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C씨는 김씨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동작구의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아 아들 발작한 적은 있었으나 병원에 내원한 적은 없다며 "오늘 자정쯤 아들이 방에서 컴퓨터를 하던 중 의식을 잃었다. 3분 동안 경련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아들의 병역 면탈을 위해 병역 브로커로부터 범행 시나리오를 직접 받아 아들에게 전달한 어머니도 있었다.

2021년 3월 22일 D씨는 김씨로부터 범행 시나리오를 전달 받아 아들에게 건네줬다. 아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2021년 3월 23일 오후 10시쯤 서울 양천구 한 공원에서 발작한 것처럼 거짓으로 쓰러지고, 인근에서 대기하던 김씨의 신고에 따라 출동한 119 구급차로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아들은 의사에게 "오늘 공원 벤치에 앉아 게임하다가 경련한 것 같다. 행인이 쓰러진 나를 보고 119에 신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마치 발작 등 뇌전증 증상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세해 전시근로역인 5급 판정을 받았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씨가 구속된 채로 재판 중인 병역 브로커 구모씨와 2020년 2월쯤 알게 된 뒤 뇌전증을 꾸며내 의뢰인들의 병역 면탈을 돕는 범행에 가담하면서 병역 면탈 수법을 익혔다고 적시했다. 김씨는 이 수법으로 병역 면탈 의뢰인들로부터 총 2억 661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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