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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조국 딸 조민, 얼굴 공개…“나는 떳떳, 더 이상 숨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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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장만으로 의사 될 수 없다…자질 충분”

“검찰·정치권·언론 냉혹해…똑같은 잣대 적용했나”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6일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밝혔다.

조 씨는 이날 방송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공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3일 조 전 장관이 실형 선고를 받은 뒤 사전 녹화로 진행됐다.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조민 씨는 인터뷰를 자청한 이유에 대해 “지난 4년간 조국 전 장관의 딸로만 살아왔는데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것을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며 “저는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인터뷰를 말리지 않았는지 묻자 “말리지는 않고 처음에는 말이 좀 없다가 잘 다녀오라고 했다”며 “저는 어른이고 제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는 제가 결정을 하고, 아버지는 제 결정을 항상 존중해 주는 편”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이 법원 출석 전 한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A4용지에 빼곡하게 써서 대문에 붙여놨더라. 아버지가 신청한 어머니 면회 취소해야 한다. 그래야 어머니 면회 횟수가 보장된다. 공과금, 세금 이런 것들 적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문 앞에 책을 쌓아놓고 ‘쌓아놓은 책을 10권씩 넣어달라’, ‘아버지는 미결수여서 주 5회 면회가 가능하다’ 이런 말씀을 적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수감됐을 당시 심정에 대해서는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아버지가 장관직을 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이 선고됐을 때 심정을 묻는 질문에는 “검찰이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저희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뤄온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고 생각한다”며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에게 그들의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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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 씨는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의사 생활을 할 가능성에 대해 “해외로 가서 다시 시작하라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실제로 도와주겠다는 고마운 분들도 몇 분 계셨다”며 “그런데 저는 도망가고 싶지 않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제 자신한테 떳떳하다. 가끔 언론 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정면으로 제 방식대로 잘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자격 논란에 대해선 “표창장으로는 의사가 될 수 없다. 그 당시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며 “(동료들로부터 의사로서)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지 않기로 했다. 피해주고 싶지 않다”며 “저와 관련된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의료지식을 의료 봉사하는 데만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민 씨는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다니고, SNS도 하고 모두가 하는 평범한 일들을 저도 하려고 한다”며 “더 이상 숨지 않겠다”고 말했다.

SNS를 공개하면 댓글로 괴롭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란 우려에는 “오셔도 된다. 많은 의견 달라”고 했다.

병원에 사표를 내면 생활을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엔 “그동안 저에 대한 여러 허위 보도가 있었는데 배상금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며 “그때는 가짜뉴스로 정말 많은 고통을 받았는데 지금은 제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의사 면허가 박탈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때도 의사가 되고 싶다면 다시 하면 된다”며 “의사면허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 의사 조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자신이 있다. 저에게 의사면허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었다.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깨닫게 된 것 같다”며 “그래서 제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다.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고 전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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