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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답을 알면 피드백 줄 텐데, 아니니…” 흔들리는 1순위 OH, 수장이 준 선물 ‘챔피언의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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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안다면, 확실하게 피드백을 줄 수 있을텐데, 그게 아니다.”

최근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이 2022년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호진(23)을 향해 남긴 말이었다.

현재 신호진은 혹독한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2-23시즌 17경기(42세트) 38점, 공격 성공률 42%가 전부다. 지난 1월 4일 대한항공전을 끝으로 출전 기록은 없으며, 한동안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다가 딱 한 달만인 4일 KB손해보험전 엔트리에 들었으나 출전은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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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신호진이 코트 위에서 환하게 웃길 바란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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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란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이, 기대가 컸던 선수였다. 인하대 재학 시절부터 재간둥이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고, 대학 4학년 때는 주장으로서 리더십도 보여주며 최천식 인하대 감독의 마음을 잡은 선수였다.

드래프트, 전국체전 끝나고 팀에 합류했다. 합류 후 다음 날 열린 우리카드와 연습 경기에서 20점을 올리며 적장과 수장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 잡은 신호진이었다.

1라운드 KB손해보험전에서는 9점을 올리는 등 반짝하는 순간도 있었으나 그게 전부였다.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 조재성이 병역 비리에 연루되었다. 아포짓 스파이커 자원이 없는 OK금융그룹은 신호진의 경기력 향상이 필요했는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미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로 압축된 신인왕 후보에서도 밀린 지 오래다. 신호진은 성장통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최근 석진욱 감독은 “신호진이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답을 안다면 확실히 피드백을 줄 수 있지만, 그게 아니다. 프로에 와서 실력 차이를 느꼈고, 두려움도 있었다. 결국 2년차 징크스가 이런 부분인데, 와도 너무 빨리 왔다. 프로에 오자마자 그런 감정을 느꼈다. 또 허리도 아프다 보니 더 힘들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 다른 선수보다 일찍 와서 낫다고 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석진욱 감독은 신호진에게 책 하나를 선물했다. 스포츠 심리학자인 짐 아프레모가 쓴 ‘챔피언의 마인드’였다. 세계적인 운동선수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했는지를 상세하게 녹아내며 전 세계인들의 호평을 받은 책이다.

석진욱 감독은 지난 시즌, 흔들리는 세터 곽명우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었다. “좋은 책을 보면서 마음을 잡고 편안하게 하길 바란다”라는 수장의 의도였다. 곽명우뿐만 아니라 OK금융그룹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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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후반, 신호진의 파이팅 소리가 코트 위에서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김재현 기자


신호진에게도 똑같은 의도로 책을 선물했다. 석 감독은 “이 책을 보면서 멘탈을 좀 강화했으면 좋겠다. 사실 작년에 곽명우는 물론이고 우리 팀 모든 선수에게 선물로 준 책이다. 보니 책을 본 선수도 있겠지만, 안 본 선수도 있더라. 그렇지만 지금 신호진에게 이 책이 필요한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챔피언의 마인드’는 수십 년간의 실전 경험과 경기력 향상에 관한 심리 연구를 바탕으로, 정신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 동기부여가 되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명언도 담겨 있다. 쭉쭉 성장해야 하는 신호진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그래서 선물한 것이다.

프로 무대에 와서 단 한 번의 성장통 없이, 고속 전철을 밟고 최고 선수가 되는 선수는 없다. 한 번의 쉼표는, 그 선수의 성장에 있어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석진욱 감독은 신호진에게 그런 시기가 조금 이르게 왔다고 봤을 뿐이다.

OK금융그룹은 최근 4연패에 빠지며,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승점 37점(12승 14패)으로 3위 우리카드(승점 39점 14승 12패)와 승점 차가 2점 밖에 안 나지만, 반대로 6위 KB손해보험(승점 30점 10승 16패)과 승점 차도 7점으로 떨어질 위험도 존재하다.

이제 시즌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시즌 개막 전, 또 시즌 초에 보여줬던 신호진의 멋모를 패기가 나와야 되는 시점이 되었다.

[의정부=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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