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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게임체인저 혹은 버블’…챗GPT 테마주 투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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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연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게임체인저 혹은 버블”

챗GPT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면서 챗봇,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여의도 증권가 리서치센터에선 챗GPT 테마주에 대한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챗GPT가 기술적 진보를 일궈낸 건 맞지만, 과거 메타버스·블록체인·가상자산(암호화폐) 등의 사례처럼 일부 테마주에 편승한 종목들이 있을 수 있어 ‘옥석 가리기’는 필수라는 지적이다.

챗GPT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등이 투자한 비영리법인 ‘오픈AI(Open AI)’가 만든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작년 12월 테스트버전을 공개한 지 40여일만에 전세계 사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한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00억달러(약 12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올해 세자릿수 뛴 테마주, 실적은 적자행진

챗GPT 열풍은 국내 인공지능, AI기술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음성인식 AI기술기업 코난테크놀로지 주가는 올해 들어 316.80% 급등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연초 2만5000원에 출발한 주가는 지난 30일 10만4200원에 마감하며 한달새 4배 폭등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SK텔레콤과 한국항공우주가 각각 2대, 3대 주주로 올라 있다.

다른 챗GPT 테마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AI 기술 구현을 위한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 주가는 연초 이후 147.29% 뛰었고, 2009년 국내 최초 AI 상장사로 이름을 알린 셀바스AI(108860)(139.43%),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최대주주로 있는 알체라(347860)(123.08%),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입성한 솔트룩스(304100)(119.54%) 등도 세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밖에 마인즈랩(377480)(80.74%), 데이타솔루션(263800)(68.96%), 루닛(328130)(38.13%) 플리토(300080)(27.24%) 등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상승률에 걸맞지 않게 실적은 초라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난테크놀로지는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37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작년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체라의 경우 2018년 이후 영업적자가 지속되며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솔트룩스는 2000년 창립 이후 20년 연속 이어오던 흑자 경영이 2021년 적자로 돌아서며 깨졌고, 지난해에도 연결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했다. 마인즈랩, 데이터솔루션, 루닛, 플리토 역시 작년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셀바스AI의 경우 매분기 1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가총액(3300억원)에 비하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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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적합한 펀드 투자 전략을 묻자 챗GPT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추천하고 있다. [사진 유안타증권]


증권가 “묻지마 투자 금물, 옥석 가려야”

전문가들은 챗GPT의 성장성엔 주목하면서도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챗GPT에 직접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엔비디아, ASML,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과 빅테크 기업의 수혜가 전망되지만, 중소형주에 대해선 주가 상승만을 노린 일부 세력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있었다. 지난 2021~2022년 메타버스 열풍 당시 상장사들은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 가상자산 등을 잇따라 신사업으로 선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3월 한달동안 TS트릴리온(317240), 우리조명, 광림(014200) 등 58개사가 NFT·블록체인·메타버스 등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탈모 샴푸, 램프 제조 등 기존 사업과 무관한 사업 영역이었지만, 잠재성에만 주목한 매수세가 몰리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급등하곤 했다.

이보다 앞선 2017~2018년엔 블록체인 열풍이 기승을 부렸다. 2017년 12월 미국의 음료 제조사인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Long Island Iced Tea)’는 사명을 ‘롱 블록체인(Long BlockChain)’으로 바꾼 뒤 하루새 주가가 500% 폭등했다. 그러나 이듬해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부자 거래 및 증권사기 혐의를 포착해 거래가 정지됐고 2021년 결국 상장폐지됐다. 국내에선 2018년 데일리블록체인이 사명에 ‘블록체인’을 넣은 첫 상장사로 등장했지만 현재는 시티랩스로 사명을 바꾼 상태다.

증권가에선 챗GPT 관련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 보다 펀드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라고 조언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펀드의 투자처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라며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AI·빅데이터 분류는 AI, 딥러닝, 퀀트 컴퓨팅, 머신러닝, 빅데이터, 지능형 기계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AI·빅데이터 펀드 중에서는 ‘Allianz Global Artfcl Intlgc’의 규모가 가장 크고 ‘SDMS Global AI’, ‘EdRF Big Data’ 등이 그 뒤를 이었다”며 “주요 펀드의 편입 종목은 ON Semiconductor,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기업과 아마존,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빅테크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본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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