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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스키 타는데 애플워치 구조 전화…엉뚱한 신고에 구조대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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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애플워치./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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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애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뒤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들이 엉뚱한 구조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 미국 긴급신고센터 근무자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콜로라도주 프리스코의 스키장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고충을 전했다. 스키어들이 정상적으로 스키를 타고 있는 상황인데도 애플 기기들이 이를 비상 상황으로 잘못 해석해 구조 신호를 자동으로 보낸다는 것이다. 잘못된 신고 중 거의 모두가 애플 기기들로부터 들어오는 자동 신고이며, 안드로이드 기기로부터 이런 잘못된 자동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NYT는 전했다.

NYT 기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긴급신고 전화를 처리하는 한 상담원이 자신에게 걸려온 긴급신고 전화에 “긴급상황이신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상대편은 “아니오. 안전하고 즐겁게, 다친 곳 없이 잘 타고 있어요”라고 대답한 후 약간 짜증을 내며 “최근 사흘간 내 시계(애플 워치)가 911(미국의 긴급신고 전화)에 전화를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키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는 애플 워치나 아이폰이 울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서 긴급신고 전화가 걸리더라도 그대로 통화가 연결돼 버리는 경우가 많다. 긴급신고센터 근무자는 상대편의 반응이 없는 이 전화통화가 진짜 긴급신고인지 잘못 걸린 것인지 당장 알 방법이 없으므로 통화를 오래 유지해야만 한다. 이용자가 심하게 다쳐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애플 기기가 자동으로 긴급신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진짜 긴급상황에서 걸려온 전화를 처리하는 일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지난해 이뤄진 애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이후 자동차 사고가 나거나 사용자가 넘어지는 등 비상 상황이 생겼을 떄 이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기능이 더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일부 스키장은 애플 워치와 아이폰14 이용자들에게 해당 기능을 끄거나 작년 말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기능의 민감도를 줄일 것을 권유하는 게시물을 리프트 탑승 장소와 매표소에 붙여 놓았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의 여러 긴급대응 기관들은 이런 문제를 애플에 알렸으며, 이에 따라 애플 관계자 4명이 지난달 중순에 현장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측은 “사용자가 심한 자동차 충돌이나 넘어지는 사고를 겪지 않았는데도 긴급신고 서비스 기능이 작동할 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작년 말에 이 기능을 최적화하고 오신고를 줄이기 위한 업데이트를 냈으며 이 기능이 이미 여러 명의 목숨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NYT에 말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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