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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민주당, 6년 만에 거리서 검찰 규탄…또 장외투쟁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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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집회에 경찰 추산 2만명 지지자들 몰려

현역의원 102명 참석 ‘단일대오’ 모양 연출

추가 집회 계획 없지만, 가능성도 열려 있어


한겨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무대에 올라 정부 규탄 손팻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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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을 겨눈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규탄하며 서울 남대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대규모 장외 집회에 나선 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이후 6년 만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안에선 민생을 챙기고, 국회 밖에서 싸운다’는 투 트랙 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당 안에서는 장외투쟁이 반복될 경우 ‘발목잡는 야당’이란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4일 개최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 국민보고대회’에는 2만여명(경찰 추산·민주당 추산 30만명)의 지지자가 운집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민생파괴 윤석열 퇴진”이란 지지자들의 손팻말과 펼침막이 나부끼는 가운데, 무대 앞쪽에 자리한 현역 의원만 102명(민주당 전체 169명)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첫 장외집회였던 만큼, 의원총회 등을 통해 장외투쟁 방식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던 의원들도 대거 얼굴을 비추며 ‘단일대오’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20여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유신독재정권이 물러난 자리에 검사독재정권이 똬리를 틀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나서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겨냥해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에 경고한다”며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마십시오. 이재명을 부숴도 민주주의를 훼손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정부가 민생은 외면하고, 정적 죽이기에만 매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 피눈물에, 그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는 어려움이 무슨 대수겠나”라며 “역사적 소명을 뼈에 새기겠다. 어떠한 핍박도 의연하게 맞서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추가적인 장외집회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지만, 여론의 추이를 살펴가며 또다시 국회 밖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지도부 안에서는 이 대표가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하고 있는 ‘경청투어 국민보고회’를 장외집회를 겸해서 여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의 계획과 현재 정세를 국민들한테 알리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데, 장외집회가 아니면 이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마땅히 없다”며 “국민보고회를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장외투쟁을 남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장외로 너무 나가는 건 원내를 포기하는 것처럼 비쳐서,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등에 반대하는 장외투쟁에만 몰두하다 지지율을 깎아먹은 자유한국당의 사례도 회자된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장외투쟁을 2번, 3번 반복하면 출구를 만들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도부가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도 이러한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해 당분간 ‘일하면서 싸운다’는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가 장외집회 다음날인 5일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국회로 불러 난방비 대책 발표회를 연 것도 민생 챙기기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발표회에서 “파주시처럼 전체 예산이 중앙정부의 300분의 1밖에 안 되는 지방정부도 국민을 도우려 애쓰는데, 중앙정부가 (이를) 못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정부의 난방비 대책을 비판했다.

심우삼 조윤영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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