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에 발 묶인 우리사주…크래프톤-카뱅 직원 '눈물의 버티기'

크래프톤·롯데렌탈, 보호예수 해제에도 우리사주 물량 13%·7%만 감소

SK바이오팜 직원들은 우리사주 물량 90% 이상 매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SK바이오팜, 하이브 등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의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매도해 '억'대 수익을 거뒀다. 반면 상장 후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크래프톤, 롯데렌탈 직원들은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에도 매도하지 못한 채 발이 묶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10일 이후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해제되면서 우리사주 주식을 매도할 수 있었지만 직원들 대부분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상장 당시 우리사주조합의 몫으로 35만주를 배정했다. 상장 후 1년 3개월이 지난 후 남아있는 우리사주 물량은 30만주로 줄어든 물량은 13.9%에 불과하다. 현재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63.5% 하락한 상태로 직원들은 손절보다는 보유를 택한 것이다.

롯데렌탈 직원들도 우리사주에 물려있다. 상장 당시 직원들에게 총 124만주를 배정했는데,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 후에도 115만주가 넘게 남아있다. 줄어든 물량은 7.1%에 불과하다. 롯데렌탈 우리사주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 51.9%다.

우리사주 물량이 10% 안팎으로 줄어든 것은 '손절'보다는 퇴사로 인한 자연 감소 수준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직원이 회사를 퇴사하면 우리사주 조합계좌에서 주식을 빼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우리사주는 지난 2021년 8월 기준 1274만주에서 2022년 6월 말 1060만주로 16.7% 감소했다. 상장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우리사주 매도가 불가능했지만 직원의 퇴사 등이 감소 원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분기 보고서에서 우리사주 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보호예수가 해제된 후에도 대다수 직원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뱅크의 보호예수가 해제된 지난해 8월8일 종가는 3만20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보다 17.9% 하락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꾸준히 내려 현재 수익률은 마이너스(-)27.9%다.

반면 지난 2020년 상장한 SK바이오팜, 하이브, 2021년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SKIET 직원들은 주가가 상승하자 우리사주 물량을 대거 매도하면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은 상장 5거래일 만에 주가가 342%나 오르면서 주식을 매도하기 위한 퇴사자가 속출해 문제가 될 정도였다.

상장 당시 SK바이오팜의 우리사주 물량은 244만주였는데, 지난해 상반기 기준 23만주만 남았다. 90%가 넘는 물량을 매도한 셈이다. 심지어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6개월 만에 직원들의 퇴사 등으로 우리사주 물량이 36.7% 줄었다.

하이브 역시 우리사주 물량이 상장 당시와 비교해 94.8% 감소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80.4% 줄었다.

SKIET는 지난 2021년 5월에 상장해 1년 보호예수가 해제되자마자 직원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상반기 기준 우리사주 물량은 94만주로 상장 당시보다 66.5%나 감소했다.

이처럼 공모주 투자 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던 기업의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통해 쏠쏠한 수익을 거뒀지만, 상장 1년 뒤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의 직원들은 우리사주로 오히려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때 '대박의 상징'이었던 우리사주가 기피 대상이 되면서 최근 상장하는 기업들의 우리사주 청약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쏘카의 경우 우리사주 배정 물량의 39%만 청약이 되면서 직원들의 외면을 받았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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