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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윤핵관 언급 安겨냥…尹 "국정운영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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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웃으며 악수하지만…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왼쪽)와 김기현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갑·을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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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3·8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당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대통령실과 여권 내 이른바 '친윤 그룹'이 김기현 의원의 맞수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 강하게 '비토'를 놓으면서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탈당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논란을 키웠다.

그동안 '여권 핵심 관계자'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통해 전해지던 안 의원에 대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5일 여전히 '전언'이긴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직접 언급으로까지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을 겨냥해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윤핵관은) 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 쓸 말은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직접 발언'을 전달한 것으로, 안 의원에게 이례적일 정도로 강한 표현을 써가며 경고한 것이다. 이는 앞서 안 의원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핵관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직격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윤핵관 언급에 대해 이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정운영에 매진하고 있는 대통령을 보필하는 참모와 또한 가깝게 소통하는 사람들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 취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욕보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사용한 '윤안연대(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연대)'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대통령실 참모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 상황이 막중한데 국정 최고책임자이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윤안연대를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이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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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도 반격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소모적인 윤심 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서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 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이날 오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곧바로 국회를 찾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께서는 더 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마시고, 대통령을 먼저 이야기하지 마시라"고 대놓고 저격했다. 그는 특히 윤안연대라는 표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지금 이야기를 하는 거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흔드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후보의 의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대통령실과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판은 자제했다. 한편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후원회장이자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이날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으로선 활로를 찾기 위해 탈당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우제윤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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