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중국에 남으면 재미없어”...삼성 LG 인도行 가속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글로벌 생산기지서 중국 배제
인도가 대안으로 급속하게 부상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피크차이나(Peak China)’ 현상의 대안으로 인도가 떠오르고 있다. 미중 갈등에 코로나19 팬데믹 봉쇄로 중국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 반면, 인도는 높은 성장률을 이여가며 14억 인구를 보유한 대국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포스코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도 사업의 무게 중심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 푸네 공장에 20억루피(약 304억원)를 투자해 양문형 냉장고라인을 증설했다. 신규 라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10만대다.

그동안 LG전자는 푸네공장에서 1도어 냉장고와 2도어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를 생산해왔다. 그런데 최근 인도 시장에서 저가인 1도어 시장 대신 2도어 시장이 비중이 커지자 생산라인을 증설한 것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5800억원 수준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3분기 누적 매출(2조1675억원)을 회복하고 성장 추세에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인도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세계 2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신제품 갤럭시S23 시리즈를 내세워 1위를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갤럭시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인도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고 지키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에 이은 2위 시장으로 삼성전자는 샤오미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도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인도 지역에 대한 투자를 추진중에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30 성장비전’ 달성을 위해 “인도 지역에 기존 투자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현지 완결형 투자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2028년까지 400억 루피(약 608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관련 연구·개발(R&D)과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장하기로 밝혔던 바 있다. 현지의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다.

기업들이 이처럼 인도에 주목하는 것은 인도가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의 역할을 동시에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대국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인도 경제 현황과 성장잠재력, 리스크 평가’ 보고서에서 “서방국가와 중국·러시아 사이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역할이 축소되면서 인도의 반사 효과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도·미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미국 정부의 탈중국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과 함께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인도로의 생산기지 이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 6% 넘는 고도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P글로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동안 인도 경제는 연 평균 6.3%씩 성장해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트라는 보고서에서 “인도는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지만 대규모 고용창출, 경제성장 회복을 이룩했다”며 “억눌린 수요 창출로 추가적인 경제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인도의 몸값이 오르는 배경이다. 인도는 4개국(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회원국이다. 미국과 일본은 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무선통신(5G) 등 첨단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핵심 신흥기술 구상(iCET)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제너럴일렉트릭(GE) 에어로스페이스가 인도로 진출해 제트 엔진을 공동 개발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있던 생산기지를 인도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이 대표적인 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패드 중국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4도 인도에서 생산된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정저우 폭스콘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실적이 악화한 탓이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3.3% 감소했다.

애플 최대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 역시 인도 공장 인력을 4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도 광산업체 베단타그룹과 손잡고 약 1조5400루피(약 15조2100억원)를 투자해 인도 구자라트주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단지를 건설하기로 했다. 대만 3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PSMC도 인도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역시 구글의 ‘픽셀폰’의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한은은 “인도 경제의 고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인도 진출을 모색해야한다”며 “성공적 진출을 위해서는 먼저 진출한 서방기업, 인도 정부 규제, 비친화적 기업 환경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