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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탈석유 속도내는 중동에...한국 과학기술 DNA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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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UAE 사우디에 캠퍼스 추진
탄소중립 우주 정보통신 분야 등
과학 인재양성에 핵심역할 기대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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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대표적 산유국이라는 것 외에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석유를 넘어 과학기술 부국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UAE는 최근 들어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초 화성 탐사선 ‘아말’을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키기도 했다. UAE는 원전을 통한 ‘탈석유’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며, 칼리파 대학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2030년까지 2조원 이상 자금을 우주개발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지난해엔 7조7000억원 규모 ICT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잘 알려진 네옴시티도 첨단 과학과 친환경 기술을 토대로 한 ‘탈석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런 가운데 KAIST가 두 나라에 캠퍼스를 짓게 된다면 KAIST의 위상제고는 물론이고 현지 대형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KAIST 한 관계자는 5일 “KAIST의 현지 캠퍼스 설립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현실화할 경우 두 나라 과학기술 인재 육성의 허브가 될 것”이라며 “UAE와 사우디의 과학기술 프로젝트에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AIST와 두 나라간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현지 캠퍼스 설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랍에미레이트(UAE)와 KAIST의 협력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UAE의 ‘바라카 원전’을 한국이 수주한 것이 계기가 됐다. 원전을 운용할 수 있는 인력과 관련 기술 등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KAIST는 당시만 해도 신생 대학이었던 UAE의 칼리파대에 원자력과를 설립하고 교수들도 지원했다. 임만성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관련 기술 전수 뿐 아니라 칼리파대가 국제적인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KAIST의 임무 중 하나였다”라며 “칼리파대는 중동에서 손꼽히는 대학으로 올라섰고, 원자력과는 학생을 배출할 수 있는 연구 능력까지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2019년에는 칼리파대와 KAIST에 각각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전기자동차 등 ‘스마트 트랜스포테이션’과 ‘스마트 헬스케어’ 두 가지 분야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와의 협력도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10년 전인 지난 2013년, KAIST와 사우디 아람코는 CO2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이어왔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UAE 순방때 탄소 중립으로 양국 협력 범위를 넓히자고 밝힌 것이 KAIST가 현지 캠퍼스 설립을 제안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안다”며 “최근 KAIST 총동문회가 ‘자랑스러운 해외 동문상’에 옴란 샤라프 UAE외교부 고등과학기술협력 담당 차관보(과학기술정책대학원 석사) 등을 선정한 것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우디 아람코 역시 KAIST와의 협력 성과에 매우 만족해 했다”며 “이같은 신뢰가 다보스포럼 회동을 계기로 공동 캠퍼스 논의로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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