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수석 "安, 더이상 대통령 끌어들이지 말라" 경고장

"대통령실이 선거에 개입" 安 주장에 반박 나서

이 수석 "후보들 간 정책과 논리로 선거에 임해줄 것 부탁"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을 향해 “더이상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고 후보들 간 정책과 논리로 선거에 임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왼쪽)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동대문구 갑을 합동 당원대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수석은 5일 국회를 찾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나 “안 후보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선거 운동에 개입을 하고 있다. 비대위와 선관위에서 엄중히 경고해주길 바란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비대위원장을 만나러 왔다”며 “그 말은 굉장히 잘못된 모순”이라고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발(發)로 윤석열 대통령이 안 의원을 저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안 의원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실체도 없는 윤핵관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앞으로 국정 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대위와 선관위는 더 이상 소모적인 윤심 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안윤연대`(안 의원·윤 대통령 연대)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됐다. 대통령과 후보가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건가. 그건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이야기”라며 “오히려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안 의원이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정견 발표에서 “저는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로 여기까지 왔다.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수석은 안 의원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 “당원들끼리 그런 표현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윤핵관이란 용어는 지난 대선 당시 만들어진 악의적인 표현으로, 지도자가 간신들에게 둘러싸여 무능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내포돼 있다. 안 의원은 지난 3일 한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윤핵관의 지휘자는 장제원 의원으로 보고 있다. 그 사람들한테는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고 했었다.

이 수석은 “대통실 참모들을 간신배로 모는 건 굉장히 부당한 이야기”라며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그와 같은 표현은 앞으로도 삼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