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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K2 ‘흑표’ 노르웨이 수출 무산…국방부는 이례적 ‘장밋빛 전망’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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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K2 흑표 전차가 포사격을 하고 있다. 2022.9.20 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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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로의 수출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거론되던 국산 K2 ‘흑표’ 전차의 수출이 최종 무산됐다. 국방부는 수주 실패 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아쉽지만 한국 전차가 우수한 전차임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며 분위기 위축 차단에 나섰다.

국방부는 4일 이번 수출 무산과 관련해 문자메시지 형식의 입장문을 내고 “이번 노르웨이 전차 사업 수주를 위해 업체와 정부, 군이 합심해 현지 동계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본 사업 입찰을 통해 시험평가체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한국 전차가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우수한 전차임을 확인받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 전차와 동등 이상임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한국 전차의 수출 전망은 더욱 밝아졌다고 판단된다”며 수주 무산 건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앞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3일(현지시간)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 레오파르트 2A7 전차 54대를 주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정부가 추진하던 신형 주력전차(MBT) 도입 사업에서 K2 전차와 함께 최종 후보로 올랐던 2A7 전차를 낙점한 것. K2 전차가 최근 진행한 혹한기 테스트 등에서 2A7 전차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등 현지 전장 환경에 2A7 전차보다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대당 가격 역시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수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노르웨이 정부가 독일 손을 들어준 것이다.

K2 전차는 지난해 폴란드와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지난해 초도 물량 180대를 우선 수출하면서 수출 첫 테이프를 끊은 바 있다. 올해 나머지 820대 추가 수출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며 K2 전차 수출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노르웨이로 수출국 확대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고배를 마신 것.

그러나 이번 수주 무산과 별개로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35억 달러 규모로 수출 계약을 맺은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Ⅱ’는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수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인도, 핀란드 등으로 수출된 대표적인 효자 무기 K-9 자주포 역시 에스토니아로의 추가 수출과 루마니아로의 신규 수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산 경공격기 FA-50은 이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이라크 폴란드에 수출된 데 이어 올해 안에 말레이시아로의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가 이번 K2전차 수주 실패 건을 두고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문을 낸 것도 노르웨이로의 K2 전차 수출에는 실패했지만 K방산 수출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 정부가 방위산업 수출 성과 확대를 역대 어떤 정부보다 강조하고 있는 점도 수출 무산에도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이 같은 입장문을 낸 배경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K무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는 여전히 많다”며 “이번 수출 무산 한 건이 K 방산의 전반적인 수출 위축으로 확대 해석되는 일을 막기 위해 입장문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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