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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왜 여성교육 막나" 학위증 찢은 교수…탈레반 무차별 구타·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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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아프간 잘랄라바드에서 경계 활동 중인 탈레반.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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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공개적으로 여성 억압 정책에 대해 항의한 한 교수가 탈레반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4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저널리즘 전문가인 이스마일 마샬 교수는 지난 2일 탈레반에 의해 무자비하게 구타당한 뒤 끌려갔다.

마샬 교수의 측근인 파리드 아흐마드 파즐리는 “마샬 교수는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구금된 상태지만 그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고 밝혔다.

탈레반 당국도 마샬 교수에 대한 구금을 인정했다.

정보문화부의 압둘 하크 함마드 국장은 “마샬 교수는 (정부) 시스템에 대한 도발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보안당국이 조사를 위해 그를 데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마샬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프간 톨로뉴스 방송에서 탈레반 정권의 여성교육 차별 정책에 항의하며 자신의 석·박사 학위 증서를 차례로 찢었다.

당시 그는 “이 나라는 교육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만약 내 누이와 어머니가 공부할 수 없다면 나는 이 교육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최근 카불 등에서 자신의 책을 행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카불의 사립 마샬대 창립자인 그는 명문 카불대에서도 강사로 일해왔다.

마샬 교수에 대한 구금 사실이 알려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의 대변인인 스테판 뒤자리크는 “매우 우려되는 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뒤자리크 대변인은 이것은 여성 교육 등과 관련해 아프간에서 목격되는 또다른 퇴보 징후라며 “마샬 교수는 즉각 풀려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여성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

여성들은 현재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금지된 상태다. 이들에게는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고,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도 할 수 없다.

특히 중·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교육이 허가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학 여성 교육까지 금지됐다.

이어 탈레반은 여성의 비정부기구(NGO) 활동까지 제한한 상태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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