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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브라질 퇴역 항공모함, 결국 바다 속으로… "3만톤 쓰레기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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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해양오염" 반대에도 단행
한국일보

브라질 해군이 2011년 11월 공개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인근 대서양에서의 항공모함 상파울루의 모습. 리우데자네이루=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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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이 환경오염 우려에도 퇴역 항공모함 '상파울루'를 대서양에 수장시켰다. "3만 톤급 독성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라며 반대하던 환경단체에서는 이를 국제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브라질 해군은 성명을 통해 "미리 계획됐던 수장을 전날 오후 늦게 브라질 해안에서 350㎞ 떨어진 대서양 5,000m 깊이에서 통제 아래 진행했다"고 밝혔다. 1950년대 말 프랑스에서 건조된 상파울루는 브라질이 2000년에 사들였다. 브라질 해군의 유일한 재래식 항공모함으로 운용되다가 20년 만에 퇴역, 튀르키예 조선소가 고철용으로 샀다.

문제는 튀르키예가 이 항공모함에 유해 물질인 석면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입국 허가를 내주지 않으며 시작됐다. 브라질에서도 같은 이유로 입국이 거부된 탓에 상파울루는 최근 몇 달간 브라질 앞바다를 떠돌았다.

브라질 해군은 결국 상파울루 호에 구멍을 뚫어 가라앉히겠다고 발표했고, 이틀 만에 수장을 실행했다.

환경 단체는 해양 생태계 오염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배에 있는 석면과 중금속, 기타 독성 물질이 바다로 빠져나간다는 것. 국제 환경보호단체 바젤행동네트워크(BAN)는 그린피스, 시 셰퍼드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수장이 환경 관련 국제조약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브라질 지부의 레안드로 라모스는 "환경을 위한 다른 조치가 채택될 수 있었으나, 지구 생명에 필수적인 해양 보호는 또다시 등한시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브라질 해군은 방치보다 수장이 환경 보호 차원에서 낫다는 입장이다. 해군은 "항해 안전과 환경, 공중 보건, 어업 활동 그리고 생태계에 미칠 영향까지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수장 지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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