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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중갈등에 기름부은 '中 스파이 풍선'···美국무 방중 취소되고 의회는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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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쳐 美 본토로···미 전투기가 4일 해안서 격추

미중 갈등 개선되나 했더니···현안 집어삼킨 中 풍선

美 의회 바이든 정부 압박···中 향한 거센 공세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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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긴장완화를 모색하던 미중관계가 미국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 문제로 다시 얼어붙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 수위를 놓고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정찰 풍선 문제가 미중 양국 간 도발과 보복의 악순환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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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쳐 美 본토로···미 전투기가 4일 해안서 격추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날 본토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 당국은 지난달 28일 풍선이 캐나다를 거쳐 영공에 진입한 것을 탐지했고, 이달 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격납고가 있는 몬태나주 상공에서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풍선 잔해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계획을 미뤘다. 버스 3대 정도 크기에 이 풍선에는 각종 정찰 장비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군 당국이 잔해 수거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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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정찰 풍선 문제를 문제삼으며 3일 예정됐던 첫 방중을 전격 연기했다. 그는 중국 방문 시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만날 예정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 본토 위로 정찰 풍선을 날려 보낸 중국의 결정은 용납할 수 없고 무책임하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중국 외교라인 사령탑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그러나 블링컨 장관과의 통화에서 "어떤 근거 없는 억측과 허위 선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 대응했다. 이에 앞서 중국 당국은 해당 풍선은 기상관측용으로 바람 때문에 계획된 항로에서 멀리 벗어났다면서 미국 영공에 진입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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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개선되나 했더니···현안 집어삼킨 中 풍선

미중 관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지난해 열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대면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해 미중 간의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미국의 동맹들 사이에서 미중 갈등이 글로벌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고, 중국 역시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나 경제적 반등을 노리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내부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주재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후한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 희망도 있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양국이 관계를 다소 개선할 중요한 모멘텀이었는데 정찰 풍선 문제가 모든 현안을 집어 삼킨 셈이다. 특히 실제 풍선에서 중국의 군사 정찰 장비 등이 발견될 경우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단하기 힘들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중국의 아무리 부정해도, 이번 사건은 미중 관계가 냉전과 같은 경쟁 상태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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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바이든 정부 압박···中 향한 거센 공세도 예고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가운데 이번 사태에 바이든 정부가 느슨하게 대응했다는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풍선을 즉시 격추시키지 않은 바이든 정부를 비판하며 중국에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기밀 정보를 보고 받을 수 있는 상·하원 지도부 모임, '8인의 갱'(Gang of Eight)에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보고를 요구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에 따라 관련 내용을 내주 보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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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미국 의회 차원의 대중국 압박 역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의장은 이미 중국이 가장 민감해 하는 ‘대만 방문’을 검토 중이며, 마이클 갤러거(공화당) 미 하원 대중국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찾아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만을 독립 주권 국가로 인정하는 법안들 역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줄줄이 발의되고 있다. WSJ는 정찰 풍선 문제가 매듭지어져도 대만 문제로 인해 미중간 긴장 완화를 시도하는 노력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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