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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00% 선보상하고 사전검수 강화도…'가품 지우기' 고삐 죄는 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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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가품 여부 상관없이 200% 선보상
경쟁사도 '가품과 전쟁'…옥석 가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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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상품들. 발란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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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발란이 가품 여부에 상관없이 200% 미리 보상하고 사전검수 기준을 강화하는 등 '가품과의 전쟁'에 나섰다. 지난해 여러 차례 가품 논란에 휩싸이면서 기업 가치가 떨어지자 신뢰 회복에 나선 것이다. 이외에도 경쟁사들이 줄줄이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고 나서 올해 가품을 잘 관리하는 플랫폼이 생존하는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란, '사전검증 시스템' 강화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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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발란은 최근 가품 여부와 상관없이 200% 선보상을 해주고 사전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며 소비자의 신뢰 회복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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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일부 제품에 한해 가품 여부와 상관없이 구매자에게 일주일 이내 구매 금액의 200% 선보상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샤넬, 루이뷔통 등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는 가품 검증을 맡기면 2, 3일 안에 결과가 나오지만, 스트리트 브랜드의 경우 판정에 오랜 시간이 걸려 소비자와 분쟁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보통 명품 플랫폼은 외부 기관에 검증을 맡긴 후 가품 여부가 확인되면 100~200% 보상을 진행하는데, 가품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을 제공하는 일은 보기 드물다.

이처럼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것은 그만큼 발란에게 소비자 신뢰 회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발란은 자사에서 판매된 30만 원대 '스투시 월드투어 후드집업'이 가품으로 알려졌고, 그해 6월에도 스니커즈 가품 논란에 휘말렸다. 또 유튜브 채널 '네고왕'을 통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 전 가격을 올려 '꼼수 할인'이라는 눈총까지 받았다.

발란 관계자는 "스투시 가품 논란 때 제휴를 맺은 감정 업체가 담당 영역이 아니라 판정이 어렵다고 통보해 다른 감정 업체를 찾느라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처럼 보상이 지연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선보상 제도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발란은 1일부터 사전검수 기준을 강화한 프로그램 '발란 케어 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입점한 판매사는 강화된 정품 확인 기준에 맞춰 수입 과정을 증명하는 자료를 내야 하며 물류 대행사를 이용할 경우 고객이 상품을 전달받기까지 전 과정을 증빙하는 자료를 내야 한다.

트렌비·머스트잇도 '가품과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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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홍보 이미지. 트렌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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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발란뿐만이 아니다. 가품이 드러나는 사례가 늘면서 경쟁사들도 사전·사후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있다. 병행수입, 구매대행 판매자가 입점하는 유통구조 특성상 '100% 정품 보증'은 어렵다는 판단으로 검수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②트렌비는 자체적으로 만든 7단계 가품 차단 시스템을 통과한 제품에 NFT(대체불가능토큰) 정품 보증서를 발급하고, 가품 판정을 받으면 300% 보상을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독립 법인으로 명품 감정사를 양성하는 한국정품감정센터도 세워 전문 감정사 40여 명이 활동 중이다. 트렌비 관계자는 "전문 감정사가 트렌비에서 구축한 각종 데이터와 감정 노하우를 교육해 전문 감정사를 육성하는 시스템"이라며 "패션업 종사자나 2, 3년 차 주니어 감정사들을 영입해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③머스트잇은 가품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한국명품감정원에 검증을 맡긴 후 200% 보상을 해준다. 법무팀에서 피해 고객 대신 가품 판매업체에 대한 소송도 진행한다. ④캐치패션은 병행수입, 구매대행 없이 해외 브랜드 및 브랜드 공식 유통 채널과 직접 계약해 애초 상품 공급 단계부터 가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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