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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두 살배기 사흘간 홀로 둔 엄마, 얼굴 다 가린 채 “엄청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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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24)씨가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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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두 살배기 아들을 집에 홀로 두고 사흘간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엄청 미안하다”는 짧은 대답만 내놨다.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24)씨는 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출석했다. 회색 패딩 점퍼에 슬리퍼를 신고 등장한 A씨는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상당 부분을 가린 모습이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려 눈동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기자들 질문이 쏟아지자 A씨는 “엄청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어 ‘사흘 동안 집을 비우면 아이가 잘못될 거란 생각을 못 했나’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밥을 준 게 언제냐’ ‘아이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냐’ 등의 물음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쯤부터 지난 2일 오전 2시까지 사흘간 미추홀구 한 빌라에 아들 B(2)군을 혼자 두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귀가했을 때 B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사망한 아들을 발견하고도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이 일을 좀 도와달라고 말해 돈을 벌기 위해 나갔다. 일이 많이 늦게 끝났고 술도 한잔하면서 귀가하지 못했다”며 “집을 장기간 비울 생각은 없었고 보일러 온도도 최대한 높여 놨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남편과 별거한 뒤 별다른 직업 없이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 등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장시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날 경찰에 전했다. 또 “아이의 몸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와 골절 등 치명상이나 특이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기저질환 관련 여부와 기타 화학·약물 등 정밀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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