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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초유의 '하루 세 판' 신진서, 바둑리그 최다 36연승에서 제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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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지나 원성진에 패해 최다 연승 중단…'혹사 논란' 쇄도

기원 관계자 "중국리그 일정이 지연되면서 대국이 겹쳤다"

연합뉴스

자정이 지나 끝난 신진서(왼쪽)와 원성진의 에이스 결정전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이 정도면 혹사 논란이 쏟아질 전망이다.

한국 바둑랭킹 부동의 1위 신진서(23) 9단이 공식 대국을 하루에 세 판이나 두는 초유의 일정 끝에 국내 단일기전 최다 연승 기록을 중단했다.

킥스(Kixx) 소속의 신진서는 3일 밤 성동구 마장로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2-2023 KB국민은행 바둑리그 난가리그 3라운드 포스코케미칼과의 에이스 결정전에서 원성진 9단에게 249수 만에 불계패했다.

2021년 3월 27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신민준을 꺾은 이후 바둑리그에서 36연승을 달린 신진서는 이로써 무패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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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오른쪽) 8단을 상대로 36연승을 거둔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신진서는 패인은 집중력과 체력의 저하였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프로바둑 사상 유례없이 본선 대국을 하루에 세 판이나 두는 강행군을 펼쳤기 때문이다.

신진서는 이날 오후 1시 여의도 KBS 신관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1기 KBS바둑왕전 4강에서 변상일 9단을 불계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어 오후 7시부터는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바둑리그 킥스의 선봉장으로 출전해 포스코케미칼의 박민규 8단을 역시 불계로 꺾었다.

그러나 킥스와 포스코케미칼의 팀 대결이 2-2가 되면서 신진서는 밤 11시 포스코케미칼의 주장 원성진과 에이스 결정전을 벌여야 했다.

국내 프로바둑에서 예선이 아닌 본선 대국을 하루에 세 판 둔 경우는 신진서가 처음이다.

에이스 결정전은 각자 제한 시간 1분이 지나면 20초 안에 둬야 하는 초속기 대국이지만 신진서의 체력과 집중력은 이미 바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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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진서는 초반 유리하게 출발했지만, 중반으로 접어들며 우하 쪽 접전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러 한순간에 형세가 불리해지고 말았다.

이후 반격을 노렸지만 노련한 원성진의 수비망을 제대로 뚫지 못하자 자정이 지난 0시 13분 결국 패배를 인정하고 말았다.

올 시즌 바둑리그에서 7연승 뒤 첫 패를 당한 신진서는 2021년 3월부터 이어진 36연승 행진도 마감했다.

2000년생인 신진서가 아무리 혈기 왕성하더라도 하루에 세 판의 프로 대국은 심각한 혹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기원 관계자는 "중국 바둑리그 일정이 늦게 확정되면서 우리 일정과 겹쳤다"라며 "KBS 바둑왕전 일정도 조정해 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바둑리그에서 하루에 두 번씩 두는 것은 사전에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들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기원이 무리한 일정 수립으로 프로기사들을 혹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바둑 관련 사이트에서는 '동네 바둑'도 아닌 프로 바둑에서 '하루에 세 판'이나 두는 무리한 일정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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