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잇단 총기 난사에도…미 법원 “가정 폭력범도 총기 소지 권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5 연방 항소법원, 가정 폭력범 총기 규제 법 위헌 결정

한겨레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파크에서 지난달 24일 시민들이 총기난사 사고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고 있다. 몬터레이파크/EPA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설 기간에 잇따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기 규제 요구가 다시 높아지는 가운데 가정 폭력범에게 총기 소지를 금지한 연방법이 위헌이라는 항소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6월 대법원이 집밖에서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권리를 폭넓게 인정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로서는 또 한번의 승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 제5 연방 항소법원은 2일(현지시각) 가정 폭력범 등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연방법을 위헌으로 판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항소법원은 여자 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받은 ‘금지 명령’ 기간 중에 총기를 사용한 혐의로 징역 6년형을 받은 자키 라히미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항소법원의 코리 윌슨 판사는 가정 폭력으로 금지 명령 중인 사람에 대해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취약한 구성원들을 보호한다는 훌륭한 정책적 목표를 구현한다”면서도 지난해 6월 대법원의 결정은 이런 고려를 부적절한 조처로 바꿔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도 이런 총기 소지 금지는 “우리 선조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았을 예외적인 조처”라고 덧붙였다. 윌슨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판사로 임명된 인물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해 6월 23일 공공 장소에서 총기 휴대를 제한하는 뉴욕주의 총기규제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총기 규제는 “총기 규제에 관한 이 나라의 역사적인 전통과 모순되지 않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텍사스주 케너데일에 사는 라히미는 2020년 2월 전 여자 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른 이후 ‘금지 명령’에 처해졌으나 그해 12월과 2021년 1월 5번에 걸쳐 사격을 했으며, 검찰의 기소 이후 유죄를 인정했었다.

메릭 갈랜드 미 연방 법무장관은 판결 이후 성명을 내어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랜드 장관은 “대법원의 판례를 분석하건, (무기 휴대 권리에 관한) 미국 수정 헌법 2조의 문구, 역사, 전통을 고려하건, 이 법은 합헌”이라며 “법무부는 제5 항소법원의 모순된 결정에 대한 추가 심의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5 항소법원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있으며, 텍사스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를 관할한다. 이 법원은 지난해 6월 8일 현행 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했으나 대법원이 뉴욕주의 총기 규제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견해를 바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키 4m 코끼리 사냥한 인류…고기 13t 말리고 얼리고
▶▶신규 전염병, 사흘에 하나꼴로 출현하고 있다▶▶마음 따뜻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