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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보신탕 대신 맛 비슷한 '염소탕'…'개 식용'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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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고기 가격 2배 이상 급등

문재인·김건희도 언급한 '개 식용 금지'

보양식 관심은 여전, 염소탕으로 대체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보신탕과 맛과 조리법이 비슷한 염소탕이 보신탕의 대체재로 떠오르며 염소 고기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개를 식용으로 쓰는 보신탕에 거부감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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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흑염소 농가에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직원들이 ‘축산 현장 맞춤형 종합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사진=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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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흑염소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산지 흑염소 시세는 암염소 ㎏당 1만 9000원으로 지난해 7월 1만 1000원보다 73% 올랐다. 생후 3개월 된 암염소를 뜻하는 ‘젓띄기’는 같은 기간 ㎏당 1 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개 식용 문제는 지난 2021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검토를 지시하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호응하며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도 지난해 6월 13일 첫 언론 인터뷰를 ‘동물권 보호’로 진행하며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고 개 식용 종식에 힘을 실었다.

앞서 사단법인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이는 지난해 10~11월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가 지난 1년간 개고기를 먹은 적 없다고 답하고, 89%는 앞으로 먹을 의향이 없다고 했다.

개는 축산업상 가축에 해당해 일정 조건을 갖추면 개 농장을 운영할 수 있으나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개 도축과 유통 방식은 규정돼 있지 않아 도축은 불법인 셈이다. 다만 과거부터 이어져 온 식습관과 개 식용 문화 때문에 처벌이 쉽지 않았다.

개 식용 문화에는 이같이 변화의 바람이 불었으나 보양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 보신탕 대체재로 염소탕이 떠오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신탕으로 이름난 식당이 메뉴에 염소탕을 추가하거나 아예 ‘염소탕 전문’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사례도 있다. 서울 노원구에서 38년째 보신탕을 파는 모 식당 메뉴판에는 4년 전부터 염소탕이 추가됐다. 인근에서 50년간 운영한 한 보신탕 식당은 2년 전부터 염소탕으로 완전히 업종을 바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옛날에는 고기가 부족해 개를 가축으로 사육해 먹었지만 지금 개는 완전히 반려동물의 지위가 됐다”며 “보신탕의 종말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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