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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러시아 편들면 알지?”…동맹국도 못 믿는 미국, 대놓고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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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이후 UAE로 몰리는 러시아인
미국, 제재 회피 도울 경우 대가 있을 것


매일경제

사흘간 UAE 방문한 넬슨 차관.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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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달 말부터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며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협조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표현상으로는 ‘협조’지만 사실상 ‘러시아와 서방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엄포나 다름없다.

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브라이언 넬슨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사흘간 UAE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불법 금융과 다른 지역 이슈에 관한 협력을 이어오기 위한 차원이다.

넬슨 차관은 UAE 방문 기간 동안 부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이란을 상대로 한 제재를 회피하려는 시도를 뿌리뽑는 일”을 논의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재를 회피하거나 이를 돕는 이들에 대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일종의 경고도 했다.

이에 대해 CNN은 “미국이 그동안은 러시아의 전쟁 역량 약화를 위해 중동 동맹국들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UAE처럼 가까운 동맹을 상대로 이런 식의 공개적 경고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돈세탁방지 전문가협회(ACAMS) 저스틴 워커는 “미국은 ‘만약 당신이 러시아와 거래를 하겠다면 당신은 우리와는 못한다’는 것을 말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이처럼 UAE에 강도 높은 경고를 날린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UAE가 러시아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투자자들은 두바이와 아부다비로 몰려와 UAE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렸다. 미국은 이미 제재 회피를 이유로 UAE의 집단과 개인에게 제재를 가했다.

최근에는 UAE에 있는 항공 운송기업 2개사를 제재했다. 이란의 무기, 인력, 관련 기기 등을 러시아로 보내는 것을 도왔다는 게 이유다.

이런 미국의 압박이 UAE 내부에서는 반가울리 없다. UAE 출신의 정치학자 압둘크할렉 압둘라 전 아랍사회과학원장은 CNN에 “미국 제재는 미국 제재일 뿐이다. 유엔 제재도 아니고, 국가들이 참여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를 수 있다. 우리는 190개국과 거래를 트고 있으며, 러시아는 그 중 하나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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