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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유럽 ‘따뜻한 겨울’...운명 엇갈린 ‘천연가스 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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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이상고온 현상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관련 ETN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희비가 대조를 이룬다. 사진은 천연가스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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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급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호 반대 방향에 투자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했다. 지난해 MMBtu(천연가스 열량 단위)당 10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현재 2~3달러 선에서 거래된다. 천연가스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0~2021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는 유럽 전역이 올겨울 이상고온 현상을 겪으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천연가스 재고율은 1월에도 8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겨울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한 개미들의 표정은 극명히 엇갈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ETN(상장지수증권) 가운데 개인 순매수 1위는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였다. 이 ETN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 ETN은 1월에만 4분의 1토막 났다.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도 1월에만 70%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레버리지 기반 인버스 ETN에 투자한 개미는 작금의 상황이 사뭇 반갑다. 지난 2월 2일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약 24% 올랐다. 같은 날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 등 다른 천연가스 관련 인버스 상품도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ETN은 천연가스 가격 하락폭의 두 배만큼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단기간에 천연가스 가격이 극적으로 추세 전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월 유럽, 미국의 기온이 급격히 상승해 천연가스 수요가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투기 수요도 전쟁 장기화로 일단락된 분위기다. 경기 침체 우려도 원자재 가격의 하방 압력을 높인다.

김광래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이번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낮아지며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했다”며 “미국의 2월 천연가스 생산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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