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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성태, 北경협 합의날 "경기도와 함께 간다" 건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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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중국 단둥서 북한 접촉

쌍방울·KH, 민경련 경협 합의서 작성

연회서 김성태 "경기도와 함께" 건배사

경기도·쌍방울, 문건서 '대북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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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황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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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구속)이 2019년 5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와 1억 달러 규모의 경협 합의서를 작성한 뒤 연회를 열고 "쌍방울의 대북사업에 함께 참여한 경기도가 같이 나아갈 것이다"라고 건배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연회에는 김성태 전 회장과 양선길 쌍방울 회장, 방용철 부회장 등 쌍방울 관련자뿐 아니라 박명철 민경련 부회장,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조선아태위) 부실장 등 북한 고위 관계자도 함께 참석했다.

검찰은 당시 연회장 내부가 담긴 동영상을 쌍방울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했으며 쌍방울이 경기도와 함께 대북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 주요 정황 중 하나로 보고, 당시 경협 합의 자리에 동석했던 관련자를 대상으로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쌍방울 北과 경협 합의…김성태, 건배사 "경기도와 함께"

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성태 전 회장 등 쌍방울 핵심 관련자들은 2019년 5월 12일 중국 단둥에서 북한 민경련 박명철 부회장 등과 함께 경협 합의서를 작성했다.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를 통해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이밖에 다른 계열사들도 관광지 및 도시개발사업, 물류유통사업, 에너지조성사업, 철도건설사업, 농축수산 협력사업 등 총 6개 분야에 쌍방울그룹이 우선사업권을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당시 이화영 전 의원,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등도 동석해 합의서 체결 과정에 관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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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의 모습. 류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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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과 긴밀한 관계로 함께 아태협을 지원한 KH그룹의 배상윤 회장도 그 자리에서 민경련과 또다른 경협 합의를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장원테크를 민경련과의 경협 파트너로 낙점했으며 검찰은 쌍방울뿐 아니라 KH그룹의 경협 합의 과정이 담긴 영상 등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특히 합의서 체결 당일 쌍방울과 KH그룹, 이 전 부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 안부수 회장, 북측 고위 관계자 등은 인근 식당에서 연회를 벌였다. 당시 연회를 촬영한 영상에는 김성태 전 회장이 송명철 부실장 등 인사에게 건배사를 하면서 "쌍방울의 대북사업은 경기도도 참여해 같이 갈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한다.

檢 "경기도-쌍방울 대북사업 파트너…문건에도 명시"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쌍방울과 경기도가 일종의 협업 관계를 형성해 대북사업을 공동추진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여러 물적·인적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검찰은 경기도와 쌍방울이 각각 생산한 내부 문건에서 서로를 업무 파트너라는 취지로 명시한 사실을 파악했다. 2019년 1월 23일자 '남북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국외출장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경기도 평화협력국 생산 문건에는 그해 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이 전 의원이 평화부지사로서 중국 선양 등을 방문한 뒤 거둔 성과가 정리돼 있다.

대외비 문건인 이 보고서에서 경기도는 '중국 내 한국기업 간담회'(1월 17일 저녁)에 이 전 의원과 신모 당시 평화협력국장, 송명철 부실장, 쌍방울그룹 관계자 등이 참석했음을 밝히고 있다. 간담회 주요 내용에 관해서는 "경기도-국내기업 간 북한 공동진출 방안을 협의했다"고 적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기업은 쌍방울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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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협의를 위한 평화부지사 국외 출장 계획'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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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렇듯 경기도가 내부 공식 문건에서 쌍방울을 사실상 북한 진출의 파트너로 명시한 이 대목에 주목한다. CBS노컷뉴스는 당시 한국기업 간담회 자리가 담긴 영상과 출장 결과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단독 입수해 최초 보도했다.(관련기사 : [단독]李 결재한 중국 출장…결과 공문에 '쌍방울·김성태' 등장)

쌍방울도 경기도를 대북사업의 파트너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2019년 1월 17일 간담회에는 쌍방울 재무총괄책임자(CFO) 장모씨가 참석했다. 장씨는 북측 고위 관계자를 상대로 '쌍방울의 대북 사업 제안서'를 프리젠테이션(PPT) 자료로 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이 확보한 당시 PPT 자료에는 쌍방울이 북한의 광물자원을 개발하겠다는 로드맵과 필요자금 조달 계획이 담겼다. 쌍방울은 우선 경기도와 컨소시엄을 통해 전체 자금의 50%를 동원하고, 경기도 남북협력기금으로 20%를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30%는 자체조달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런 자금조달 계획이 경기도 측과의 사전 조율 과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당시 설명회에 동석한 만큼 경기지사로 대북 사업의 최종결정권을 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보고나 승인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당시 이 지사의 중국 출장 계획을 보고받고 직접 결재했다([단독]이화영 '쌍방울·北 접촉' 중국 출장, 李 결재 문서 입수).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이화영 뇌물 재판서 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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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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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쌍방울이 당시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도가 추진한 대표적인 남북협력 사업인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 등을 포함해 800만 달러를 불법적으로 북한에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의원의 뇌물 혐의 재판에서도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을 언급하면서 이 전 의원 측에 "경기도와 쌍방울이 대북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 아니냐"라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의원 측은 "경기도와 쌍방울 사업은 각기 따로 추진한 것이다"라고 맞섰다.

이날 재판에서는 2018년 12월 말 김성혜 당시 조선아태위 실장이 김성태 전 회장에게 경기도 대신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를 대신 내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피고인 측의 반박도 이어졌다.

방 전 부회장 변호인은 2018년과 2019년, 2021년도 경기도 내부 문건을 증거로 제시하면서 "스마트팜 사업비가 예산으로 편성돼 있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스마트팜 사업비를 대신 지불했다면 왜 경기도가 관련 예산을 계속 편성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 변호인은 "이 전 의원이 방북한 것이 2018년 10월이고 김성혜 실장이 화를 내며 스마트팜 비용을 요구했다는 시점은 같은해 12월"이라며 "두 달 만에 경기도가 약속을 어겼다고 말했다는 것이 상식적인가"라고 지적했다.

방 전 부회장 변호인도 "경기도가 스마트팜 사업비를 지원하려면 문건 기안과 보고, 타당성 및 적법성 검토,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심의, 도의회 예산 심사, 통일부 심사 등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김성혜 실장이 그 시점에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 대납을 요구했다는 주장은 검사가 만든 프레임이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 쌍방울 CFO 장모씨와 아태협 안 회장 등은 2018년 12월 '김성태 전 회장이 스마트팜 비용을 대신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입을 모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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