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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관치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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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초반 금융권 수장 인사 마무리

전국금융산업노조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우려"

야당 의원들 "박근혜 정부 시절 사모펀드 규제 완화 주도"

금융당국 수차례 연임반대 메시지…관치 논란 자초

주인없는 회사 지배구조 개선 프레임으로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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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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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3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하면서 윤석열 정부 초반 금융권 회장 인사가 마무리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연임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는 '관치' 논란까지 불거지는 모양새다.

다만 금융당국은 특정 후보 밀어주기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민간금융 수장 인선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 금융지주 수장 모두 연임 '실패'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회장들은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8일 차기 회장 후보 대상의 최종 면접 자리에서 돌연 '용퇴'를 선언했고, 이후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회장으로 내정됐다.

같은 달 12일에는 NH농협금융 손병환 회장의 연임이 무산됐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회장으로 입성했다.

올해 1월에는 BNK금융지주 회장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내정됐다.

이후 금융권에서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우리은행장 시절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부당권유 등)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손 회장은 주위에 연임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금융당국 수장, 잇단 경고 메시지…관치 논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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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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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논란은 금융당국이 자초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10일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 회장의 연임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의 언급은 금융위원회가 전날 정례회의를 열고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를 의결한 지 하룻만에 나왔다.

이 원장은 같은 달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례적으로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하게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나흘 간격으로 나온 이 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놓고 금융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손 회장의 퇴진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했고 당장 '관치' 논란이 일었다.

법률소송까지 검토하며 버티던 손 회장은 지난달 우리금융지주 임추위 첫 회동을 앞두고 결국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우려"


우리금융지주 임추위가 3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회장에 낙점하면서 '관치' 논란은 불가피해졌다.

임 전 위원장은 정통 경제·금융 관료 출신으로 일명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분류된다.

1959년생인 임 전 위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장 등 정통 관료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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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5대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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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3년 6월부터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5년 3월에는 제5대 금융위원회 원장을 맡았다.

한때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회사를 지휘·감독했던 임 전 위원장이 민간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는 것을 놓고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입장문을 통해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임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사모펀드 규제 완화를 주도했고, 이후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우리금융 차기 회장에 임 전 위원장이 도전하는 것은 피해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리금융노조 협의회도 '관치 금융 반대'를 내세우며 최근 시위까지 벌였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우리금융노조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를 이룬 우리금융이 모피아 올드보이의 놀이터로 전락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특정 인사 밀어주기 아냐…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로 '맞불'


다만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수장 교체와 관련해 특정 인사 밀어주기가 아닌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라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두고 브리핑에서 "주인(지배주주)이 없는 주요 회사의 CEO 선임 절차는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금융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적어도 소유가 분산돼서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모럴해저드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와 방식에 있어서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된다는 점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분간 금융당국 차원에서는 관치 논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금융회사 지배구조 및 투명성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출범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금융회사 임원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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