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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한국영화 폭력적인데…” 獨관객 말에, 박찬욱이 받아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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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찬욱 감독이 지난해 5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해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보이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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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60) 감독이 ‘한국 영화가 ‘피’(폭력) 없이도 국제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냐’는 한 독일 관객 질문에 “외국 관객들이 한국 영화 중 폭력적인 것을 더 많이 선호하는 게 문제”라고 받아쳤다.

박 감독은 2일(현지시각) 영화 ‘헤어질 결심’ 독일·오스트리아 개봉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독일인으로부터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후 한국 영화는 유혈이 낭자한 고품질 영화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한국 영화가 피 없이도 국제적인 성공을 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 감독은 “‘헤어진 결심’은 (폭력이) 별로 없는 영화 아니냐. 어떤 관객은 이 정도도 폭력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 중에도 폭력적인 장면이 강하지 않은 좋은 영화들이 많다”며 “제가 오히려 궁금한 것은 외국 관객들이 한국 영화 중에서는 폭력적인 영화들을 좀 더 선호하는데, 왜 그런 것인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초창기 제가 활동을 시작해 이름을 좀 알리던 2000년대 초반부터 한동안 ‘아시안 익스트림즈’(Asian Extremes)라는 브랜딩을 갖고 많은 영화가 소개돼, 그런 인상이 구축된 것 같다”며 “이제는 그렇지 않은 영화도 많이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몇 번의 N차 관람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꼭 두 번은 봐달라”며 웃었다. 그는 “여러 번 보면 더 많은 것이 보일 거다. 많은 공을 들여 디테일을 심어놨기 때문에 6~7번을 봐도 새로운 것이 발견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 관객들은 자막을 보다 보면 시각적인 디테일을 놓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박 감독은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앞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칸 시상대에 오른 바 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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