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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뉴욕서 발견된 분홍 비둘기... 희귀종인 줄 알았더니 ‘파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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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파크에서 온몸이 분홍색으로 염색된 비둘기가 발견됐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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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분홍색 깃털을 가진 비둘기가 발견됐다. 이 비둘기가 사람에 의해 염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각) BBC, ABC7뉴욕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파크에서 온몸이 분홍색으로 염색된 비둘기 한 마리가 구조됐다. 비둘기는 발견 당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를 보여 치료를 위해 비영리 동물보호단체 ‘야생조류기금’(WBF)으로 보내졌다. WBF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일반 비둘기에 비해 훨씬 야윈 모습이다.

WBF는 비둘기가 미국에서 최근 유행 중인 ‘성별 공개 파티’ 소품으로 쓰이기 위해 염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별 공개 파티는 임신을 축하하는 행사로 지인들을 초대해 아이 성별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아들이면 파란색, 딸이면 분홍색 소품을 활용한다. 풍선을 터뜨리거나 케이크를 잘랐을 때 나오는 색을 통해 성별을 알리는 경우가 많다.

WBF는 “이 비둘기는 염색되기 전부터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야생에서 날지도, 먹이를 찾지도, 포식자로부터 도망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둘기를 씻겨 원래 색을 되찾아주려고 했지만, 염색약이 워낙 강해 쉽지 않다. 냄새도 심해 비둘기의 호흡기 건강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새들은 행사나 프로젝트 등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절대로 새를 염색하지 말라. 제발 동물들에게 피해주지 말고 평화롭게 축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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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플로리다 팸브로크파인스의 한 공원에서 온몸이 분홍색으로 염색된 비둘기들이 발견됐다. /페이스북


비슷한 일은 지난해 10월에도 있었다. 당시 플로리다 팸브로크파인스의 한 공원에서 분홍색 비둘기 여러 마리가 발견됐는데, 모두 성별 공개 파티를 위해 염색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둘기들은 한 조류구조단체에 의해 구조돼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자 동물보호단체 등은 새를 데려다 염색을 하는 것도 엄연히 동물 학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조류는 시각과 청각이 예민해 염색약이 눈이나 귀에 들어가면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네티즌들도 “단지 성별을 공개하기 위해 새를 희생시키는 것은 너무 이기적” “정작 배 속에 있는 아이는 그런 식으로 성별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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