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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회사 욕 안 지워? 그럼 고소각”…회사 직원간 갈등 유발 ‘직장 리뷰’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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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가 기업 실태를 폭로하는 창구가 되면서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직장 리뷰가 기업 평가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평판 관리에 나선 회사와 글을 올린 직원 간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명함관리 앱 리멤버에는 ‘잡플래닛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글은 “잡플래닛(은) 서비스 취지와는 다르게 정말 안 좋은 서비스라 생각한다”는 말로 시작된다. 잡플래닛은 기업 정보 플랫폼으로 여러 회사의 직장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회사 대표라고 밝힌 작성자는 “(잡플래닛은) 회사와 대표에 대한 악의적인 조롱과 허위사실, 명혜훼손에 대한 댓글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뷰 다는 사람들이 대부분 좋게 나간 사람이 달겠나”라며 “본인 능력, 인성 딸리고 회사에 깽판 치고 사고 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없는 사실도 만들어내고 부풀린 거짓 리뷰가 많다고 들었는데 잡플래닛은 아무런 대응이나 노력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잡플래닛에 항의했더니 본인들은 금지 단어만 봇으로 체크하는 수준의 기계적 체크만 하고 법적 문제는 없다는데 이게 무슨 검수냐”라며 “이런 서비스가 노사관계의 오해와 갈등을 부추긴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 반응은 대체로 잡플래닛의 순기능에 주목했다.

한 직장인은 “거짓 리뷰보다는 도움이 되는 리뷰가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 의견은 81명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로 올랐다.

다른 직장인은 “한 사람이 악의적으로 리뷰를 달았다고 해서 한 사람의 리뷰만으로 회사를 평가하지는 않는다”며 “다른 댓글들을 다 보고 평가하는데 악의적 댓글이 많다면 그건 사실인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직장인도 “리뷰는 보통 불만 있는 사람이 많이 남기기 마련이라 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감안하고 보게 되지만 공통된 문제를 제기하는 리뷰가 반복된다면 회사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외에도 “좋은 이야기로 가득했다면 그것은 좋은 앱인가”, “순기능도 무시 못한다”, “리뷰에 대해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하라”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직원들을 이용해 거짓 리뷰를 게재하는 사례를 목격해 오히려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직장인은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소소하게 무언가를 사주고 거짓 리뷰 써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며 “좋은 리뷰가 곧이곧대로 보이지 않더라”라고 했다.

직장 리뷰가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잡플래닛’을 입력하면 ‘잡플래닛 고소’가 연관 검색어로 함께 노출될 정도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직장 리뷰를 지우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경험담이 올라와 있다. 인사노무 업계에서는 재직 중인 상황에서 직장 리뷰를 쓴 사실이 드러나 갈등을 빚는 사례가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근로자가 글을 올리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될 수 있는 글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노무사는 “누군가가 특정되지 않거나 공익적인 목적으로 위법성이 성립되지 않으면 명예훼손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 글이라고 전제하면 상사가 글을 내리라고 압박을 하거나 들들 볶고 그런 행동이 반복될 경우에는 업무와 무관한 일인 데다 권위를 이용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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