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SM, ‘이수만 없는’ 3.0 시대 연다...”연내 신인 그룹 3팀 데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일 기업 체질개선 청사진 공개

이수만 전용이던 총괄PD 직함 지우고 멀티제작체제로

이수만은 ‘주주’로서 응원

국내 대형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과의 결별’을 통한 체질 개선을 꾀한다. SM 산하 특색 있는 중·소규모 음반기획팀을 여러 개 두고, 독립성을 보장한 5개 제작센터 산하에 각 아티스트를 배분하는 ‘멀티제작센터/레이블’ 시스템 도입이 핵심이다. SM창립주인 ‘이수만’의 리더십에 기댔던 과거의 SM 체제와 확고한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이수만 전용 직함이자 앨범제작 전권을 행사했던 ‘총괄PD’ 직책도 새 체제에선 대체재 없이 사라져 버리게 됐다. 이밖에도 IP(지식재산권) 강화, 사업 다각화, 해외 확장, 투자 확대 등 4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전략도 추진한다.

조선일보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 /SM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공식 유튜브 채널 및 홈페이지에 위와 같은 변화 계획을 담은 영상을 ‘SM 3.0:IP 전략 – 멀티제작센터/레이블’이란 이름으로 공개했다. 영상에서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는 특히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어 ‘SM 1.0′은 1995년 설립 이후 2000년대까지, 이수만 PD 주도로 H.O.T.·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 등을 배출하며 K팝 확립을 이끈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후 SM이 K팝의 한류 진출을 활발히 이끈 2010년~2020년대 초는 ‘SM 2.0′이었단 것. 올해부터는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는 ‘SM 3.0′ 시대로 돌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날 영상의 말미에서 이성수 대표는 “(지난해 말) SM과 총괄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은 종료됐지만 여전히 주주로서 SM을 응원해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SM에서 이수만의 위치는 더 이상 총괄프로듀서나 경영자가 아닌 ‘주주’의 위치임을 한 번 더 명확히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많은 분이 질문해주셨던 SM의 미래와 전략적 방향에 대한 답변이 늦어진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앞으로 SM 3.0 시대가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유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이 같은 발언들은 앞서 SM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가 지난해 2월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1인 체제 지배구조 개선’의 의지를 확고히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얼라인 측은 특히 이수만 PD가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SM과 맺은 계약을 통해 SM프로듀싱을 독점하며 관련 수익을 거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지난해 말 SM은 이 PD·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했고, 얼라인 측 추천인사가 사외이사와 감사로 참여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영상 공개도 얼라인 측과 합의한 12개 지배구조 체질 개선 사항 중 하나였다.

조선일보

이성수(왼쪽), 탁영준 SM 공동대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수만의 부재’는 지난 30여년간 그의 주도로 쌓여온 SM 인적자원과 제작노하우의 집단지성화로 메꾼다는 계획이다. 5개 제작센터/멀티레이블 산하에는 특히 A&R(아티스트 레퍼트와·뮤지션 육성 및 신곡 발굴과 계약 등을 폭넓게 총괄하는 음반 제작 직무) 본부를 설치하고, 이성수 대표가 ‘A&R Executive(책임자)’ 직함을 갖는다. 사내·외 전문가들이 모인 A&R 커미티(음악 선정 협의체)의 장을 겸하는 직책이다. 다만 SM 관계자는 “기존 총괄 PD와 달리 최종 결정을 하는게 아닌 각 레이블로의 곡 배분 등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SM에 속한 아티스트들 또한 고유의 음악색을 갖고 성장할 경우 사·내외 독립 레이블로 자기 이름을 건 음악을 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를 위해 공동대표 산하 각 제작센터 리더,장철혁 CFO, 외부 전문 기관이 컨설팅 그룹을 이뤄 각 뮤지션의 IP 성장 단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SM은 이날 연내 신인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고, 솔로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걸그룹 에스파 세계관 등장인물)·NCT도쿄도 론칭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히 ‘3.5년에 1팀’이던 기존 신인 데뷔 주기를 ‘1년에 2팀’으로 줄이고, 아티스트 전체 앨범 판매량도 작년 1400만장에서 올해 1800만장으로 30% 늘리겠다고 했다. 그간 “앨범 지연 기간이 길다”는 주주와 팬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도 “발라드, 알앤비, 힙합 등 SM이 주력으로 삼지 않던 다양한 장르 레이블도 인수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확대할 것”이란 청사진을 그렸다.

[윤수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