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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원수는 소통관에서 만난다?… 白 허은아 vs 黑 조수진 [이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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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최고위원 출마 회견

조수진, 허은아 발표 직후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허은아vs조수진, 동갑 불구 조수진 ‘기쎈 언니’ 평판

헤럴드경제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선 허은아 의원(왼쪽)과 조수진 의원(오른쪽)의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허 의원이 백브리핑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같은 시각, 조 의원은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허 의원의 백블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두 의원은 72년생 동갑내기로 국회 내에선 ‘견원지간’으로 알려져 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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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석희·김진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3일 오전 나란히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두 의원은 1972년생 동갑내기로 비례대표 이력도 같다. 차이점은 허 의원은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직에서 떨어졌고, 조 의원은 양천갑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이날 흑백 대비도 이뤘다. 허 의원은 흰색 정장을, 조 의원은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허 의원은 이준석계 의원들과 함께 소통관에 섰고, 조 의원은 지방행을 이유로 백브리핑에서 단 하나의 질문만을 받았다.

허 의원과 조 의원은 국민의힘 내 대표적 ‘견원지간’으로 알려진다. 허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 선언문에서 “당 내에서, 저를 전문대, 승무원 출신이라며 뒤에서 비하하고 무시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비상식적인 폭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뒤에서, ‘스튜어디스 한 주제에’, ‘전문대출신이 감히’ 라는 식의 언어폭력을 마주했을 때, 그 수준 낮음에 아연실색 했다”고 썼다. 허 의원은 또 ‘검사·언론·정치인 출신’ 엘리트들이 권력에 줄을 설 때 소신의 목소리를 낸 최고위원이라고도 강조했다.

허 의원이 이날 비판 대상으로 올린 ‘검사·언론·정치인’ 출신 인사들 가운데엔 조 의원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의원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받아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양천갑 당협위원장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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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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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허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 시각으로 오전 10시20분을 예정해 두고 있었다. 그런데 조 의원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갑자기 자청했다. 허 의원이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회견문을 읽고 나가는 길에 조 의원이 서서 허 의원과 마주치는 상황도 포착됐다. 두 의원이 소통관에서 교차하는 시점, 허 의원은 눈을 내리 깔았고 조 의원은 허 의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국회 안팎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조 의원은 소위 ‘기쎈 언니’ 축에 속한다. 상임위원회 발언이나 최근 있었던 국회 이태원참사 국정조사에서도 조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족들을 향해 ‘(야당과) 같은 편’이라는 발언을 할만큼 평소 언행이 거침 없는 인사로 알려진다. 조 의원의 정치부 기자 시절을 기억하는 기자들 역시 조 의원에 대해 “목소리가 컸다”, “발언이 강했다”고 회고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허 의원의 경우 비교적 차분한 성격이다. 대신 스피치 강사출신이었고 브랜드 이미지 전문가로서 똑부러지는 화법과 정확한 메시지 전달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대신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의 ‘찍어내기’ 과정에서 받았던 마음의 상처가 컸던 것으로도 전해진다.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조 의원이 허 의원을 향해 날선 비판 목소리를 낸 적도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소통관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이 예정에 없던 일정을 만들어 허 의원의 기자회견 시작 직후에 소통관 회견장에 들어선 것 역시 견제 심리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허 의원의 출마기자회견에는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과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함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백브리핑 장면에서도 허 의원과 조 의원의 차이는 명백히 갈렸다. 허 의원은 백브리핑에서 모두 21개의 질문을 받은 반면, 조 의원은 기자회견 일정이 급하게 잡히면서 단 하나의 질문만 받고 현장을 떠났다. 조 의원은 ‘장동혁 의원 의정보고 때문에 열차 시각’이 있어 자리를 떠야 한다며 기자들에 양해를 구했다.

허 의원은 백브리핑에서 ‘집단린치’가 반복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 “당대표 출마한 분들이 아직도 윤심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윤심 말할 때가 아니라 당심·민심을 말할 때다. 허은아는 윤심을 바라보지 않겠다. 우리 당대표면 윤심이 아닌 민심을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또 “더글로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주인공을 보면서 일체화 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것을 바꾸기 위해 제가 최고위원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백브리핑에서 ‘지난 지도부에서 최고위원을 맡았다. 다시 출마한 것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비대위 체제 전환 그리고 당대표 문제에 대해 제가 직접적으로 책임질 사람 아니다”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일로 당의 분란과 논란과 여러가지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떄는 진정성 있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반성과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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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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