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나경원 다음엔 안철수… 친윤계 '집단 린치' 시작하자 대통령실 호응 [뉴스+]

댓글 7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윤계 안철수 겨냥 “가짜 윤심팔이·나경원 케이스” 맹공

안철수, “尹대통령 ‘윤심 없다’고 하셨다…나는 윤힘 후보”

김기현, “안 의원은 윤 대통령과는 반대쪽 입장에 있는 분”

與 지지층에서 안철수 선두…‘적극 지지층’선 김기현 우위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2일 시작되며 당권 경쟁에도 더욱 불이 붙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선두를 탈환하자, 친윤(친윤석열)계는 ‘가짜 윤심팔이’ 후보라며 집중 포화를 가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친윤계가 나경원 전 의원에게 불출마 압박을 가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안 의원을 ‘집단 린치’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김준교 전 자유한국당 청년 최고위원 후보, 강신업 변호사 등 7명이 당대표 선거 후보자로 등록했다. 선관위는 오는 3일 오후 5시 후보자 등록을 마감하고 오는 5일 회의에서 자격심사를 한다.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해 당대표 후보를 4명, 최고위원 후보를 8명,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한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제66차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 세미나에서 강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친윤계, 안철수 맹공하자 대통령실 호응

대통령실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하며 친윤계 요구에 즉각 호응하는 모양새다. 국민통합위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여당 당대표 경선에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최근 수차례 방송에 출연해 국민통합위원회 위원 자격을 명시하며 윤심 소재 관련 발언 등을 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고 해촉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의 해촉 결정은 차기 당대표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국민의힘 내 친윤계 의원들이 김 전 의원을 일제히 비판한 직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의원이 윤심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보다 명확하게 이른바 친윤 그룹에서 드러내기 위해서 해촉했다는 해석도 있다’는 지적에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세계일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철규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금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열린 국민공감 공부모임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친윤계는 안 의원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재선의 이철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니 윤심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 걸던 분께서 윤심이 필요해지니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며 “자신이 진윤(진짜 친윤)이라 하는 것은 가짜 상품으로 상표 도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직격했다.

박수영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통령께서 당선되신 이후에 안 의원이랑 한 번도 밥을 먹은 적도 없고 차를 마신 적도 없다”며 윤 대통령 내외가 안 의원 부부를 관저로 초청한 것에 대해서도 “‘한번 오시죠’ 하는 의례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며 평가절하했다.

박 의원은 또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 당시 내각 인선을 둘러싼 갈등으로 안 위원장이 하루 결근한 사례를 거론하며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을 하고 잠적을 한다는 것에 대해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하셨다. 나경원 케이스하고 똑같은 것”이라며 “‘아주 높은 장관 하나를 맡아 달라, 또는 총리를 맡아달라’ 부탁을 했는데 그것도 거절한다. (대통령이) 아주 서운해하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출신으로 이번 전대에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문병호 전 의원은 입장문에서 “이철규 의원과 박수영 의원이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안 의원에 대한 과도하고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집단린치의 불길한 기운이 전체당원의 축제의 장이 돼야 할 3월8일 전당대회장 주변을 또다시 감돌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철수 “친윤계 불안한 듯…나는 윤힘 후보”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안 의원은 “아마도 요즘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감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며 “그런 것보다도 오히려 어떻게 하면 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이 있을지, 그걸로 대결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윤힘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일단 윤 대통령은 윤심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대통령 뜻이 자기에게 있다고 이야기한 분이 있지 않나. 대통령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기현 의원을 겨냥해 “그분이 누군지는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윤심을 팔았다고 그렇게 비난하는 걸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저는 윤심팔이가 아니고 오히려 윤힘 보태는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윤심팔이를 폄하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30%의 지지율에서 열심히 노력해 화물연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40%까지 올리지 않았나. 그 일에 다른 의원들이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오히려 당은 다른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면서 다른 쪽에서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고 대통령 지지율과 합해서 내년 총선을 치르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과는 반대쪽 입장에 있는 분”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가졌던 윤 대통령에 대한 반대 정서, 강력한 비판 의지 등이 안 후보와 겹치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윤심 호소인’이 등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안철수’, ‘김기현’이라는 상품을 갖고 경쟁하자. 대통령을 제발 끌어들이지 않으시고 이제는 좀 당당해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개회식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지층 여론조사서 안철수 연일 상승세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은 다자대결과 앙자대결 모두에서 경쟁 상대인 김 의원을 추월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5명(국민의힘 지지층 4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안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43.3%로 당대표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1월 25∼26일)보다 9.4%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유승민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1월31일) 직후 이뤄진 것으로, 안 의원이 유 전 의원 지지 표심을 상당 부분 흡수한 결과라고 리얼미터는 분석했다.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 조사 선택지에 사라진 유 전 의원이 직전 조사에서 기록한 지지율은 8.8%로, 유 전 의원의 지지층 상당수가 안 의원 쪽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직전 조사(40.0%, 1위)보다 4.0%p 감소한 36.0%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왔다. 안·김 두 후보 간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4.7%p) 내인 7.3%p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마포포럼 사무실에서 열린 '제66차 더좋은 세상으로' 정례세미나에서 김무성 전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안 의원의 지지율은 나경전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반영된 직전조사부터 2주 연속 상승세(17.2%→33.9%→43.3%)다. 김 의원의 지지율은 반대로 2주 연속 하락세(40.3%→40.0%→36.0%)를 보였다.

양자대결을 가정한 조사에서도 안 의원이 김 의원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8.1%p 증가한 48.9%를, 김 의원은 3.6%p 감소한 44.4%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한다’고 응답한 적극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의 지지율이 52.7%로, 안 의원 지지율(30.0%)보다 높게 나타났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김 의원(44.4%)이 안 의원(41.0%)보다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국민의힘 지지층 ±4.7%p)다. 조사는 무선 90%·유선 10% 자동응답 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9%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