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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공부하는 포켓퀸' 서서아 "세계챔피언 꿈에 한 발 더 다가갔어요"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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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세계여자9볼선수권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서서아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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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세계챔피언 꿈에 한 발 더 다가갔어요.”

한국 여자 포켓볼은 2000년대 김가영, 차유람의 존재로 대중적 관심을 얻었다. 이후 3쿠션이 당구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포켓 스타도 하나둘 ‘3쿠션 큐’를 잡았다. 김가영은 현재 프로당구 LPBA에서 최다승(5승)으로 활약 중이다. 그럼에도 포켓은 당구의 기초로 불린다. 한국 당구가 다방면에서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하려면 포켓도 활성화하고 유망주를 배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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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포켓퀸’으로 거듭난 서서아(21·전남당구연맹)의 진격은 그래서 주목받는다. 10대 시절 ‘제2 김가영’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대회 정상에 선 것은 물론 아시아포켓선수권 여자주니어 복식 3연패(2016~2018), 세계선수권 준우승(2018) 등 국제 무대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10대 선수로 김가영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랭킹 1위에 올랐다. 서서아가 조선대사대부여고를 다니다가 2018년 자퇴한 뒤 ‘우상’으로 여긴 김가영을 찾아가 직접 당구를 배운 건 유명한 일화다. 최정상의 선수인 김가영은 특정 선수를 지도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으나 홀로 서울에서 자취하며 배우려는 서서아의 열정에 감동해 ‘사제 인연’을 맺었다. 서서아는 김가영이 운영하는 포켓아카데미에서 당구를 배우면서 검정고시까지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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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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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피셔를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서서아. 제공 | 대한당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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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이라는 든든한 조력자 속에서 재능을 펼쳐나간 서서아는 계묘년 시작부터 새 역사를 썼다. 지난달 미국 뉴저지주 애틀랜틱 시티에서 열린 세계여자9볼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공동 3위로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4강 고지를 밟은 건 2012년 김가영이 세계여자10볼선수권에서 우승한 이후 11년 만이다. 최근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서서아는 “여전히 실감 나지 않는다. 시니어로 국제 대회 출전한 게 얼마 되지 않는데, 지난해 아시아포켓오픈 준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도 3위 하면서 내가 설정한 방향성이 틀리지 않다고 느껴 더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구는 혼자 훈련하는 시간이 많은 종목이다. 자기만의 세상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면 당구가 후퇴한다. 나 역시 그 과정을 겪으면서 고민하고 훈련하는데 바른 과정이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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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원 더 거듭난 비결은 ‘공부하는 당구’다. “당구는 똑같이 치면 머무르게 된다”고 말한 서서아는 “공을 계속 배우려고 한다. 기본기나 기술 다 중요하나, 결국 공의 원리를 알아야 모두 해결된다. 10대 시절엔 원리보다 감으로 많이 쳤다. 훈련량으로 커버했다. 그런데 감에만 의존하면 큰 무대에서 긴장할 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원리에 집중했더니 세계선수권에서 빛을 봤다. 특히 ‘포켓 리빙레전드’인 켈리 피셔(영국)와 8강전에서다. 그는 피셔와 접전 끝에 9-8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서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피셔에게 1-7로 졌다. 이후 영상을 통해 복기를 많이 했다. 공격력이 좋은 피셔와 ‘공격 대 공격’으로 붙으면 승산이 없다고 봤다. 이번엔 공격과 수비를 고루 염두에 두는 전략을 짰고 더 내 당구를 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서서아는 2년 전 LG유플러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여자 포켓 선수가 대기업 후원을 받는 건 처음이었다. 그는 “당구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거 같다. 기업의 후원을 받으면서 당구에 더 집중할 환경은 물론, 책임감이 커지더라. 특히 포켓하려는 후배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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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왼쪽)과 서서아. 사진은 지난 2020년 1월 본지와 설날인터뷰 당시 한복을 차려입고 포즈를 한 모습. 강영조기자



서서아는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한 날 ‘스승’ 김가영이 귀국장을 찾은 얘기도 꺼냈다. 그는 “새벽 5시에 도착했는데 이른 시간에 나오셨더라. ‘쌤(김가영을 부르는 애칭)’께서 ‘데리러 왔다’고 하시더라. 집까지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먹고 싶던 김밥, 떡볶이를 함께 했다”며 “가영 쌤이 뛴 세계선수권에서 내가 11년 만에 입상을 한 것 자체가 뿌듯했다. 쌤이 ‘고생 많았다’고 했는데 뭉클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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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경기지도학과에도 재학 중인 서서아는 올해 휴학했다. 국제 대회에 최대한 출전하겠다는 계획을 두면서다. 그는 “이 시기에 더 도전하고, 성장하고 싶더라. 올해 키워드는 겸손한 마음으로 도전 또 도전이다. 응원해달라”며 싱긋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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