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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은영의 ‘토닥토닥’] 스스로 생각하는 힘 키우려면 사소한 질문도 다 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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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조선일보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가 있어요.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뭔가 질문을 한다는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너무 당연한 것을 계속 물어보면 솔직히 대답해 줄 말도 없고 좀 짜증도 난다고 고백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궁금한 것이 있다는 것,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거예요.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봐 왔던 당연한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것에 “왜 그러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과학이 발전했어요.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검증해나가는 과정이 과학적 발전입니다.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은 대부분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 궁금증이 생기는 것 자체는 과학적 사고의 출발이자 세상의 이치를 알아가고자 하는 창의적이며 주도적인 과정입니다. 논리적으로 앞뒤를 연결해보고자 하는 적극적인 사고의 출발점입니다.

아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볼 때는,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고 같이 찾아보면 돼요. 아는 것은 아이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해주면 됩니다. 찾아봐도 잘 알 수 없는 것은 더 많이 아는 사람에게 물어봐서 아이에게 알려주면 돼요. 아이의 사소한 궁금증에도 성의 있게 대응해주어야 하는 것은, 지식을 많이 넣어주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그 자체가 아이를 존중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궁금증에 어떤 것은 대답을 해주고 어떤 것은 쓸데없는 것이라며 무시하는 부모도 있어요. 그러면 안 됩니다. 부모가 싫어한다고 생각해서 더는 물어보지 않게 될 수도 있어요. 나아가 뭔가를 주도적으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 이거 왜 그렇지?”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아이의 사고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뜻해요. 이 과정이 자주 반복돼야 나중에 더 복잡한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사고를 해내는 힘이 생깁니다.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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