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친윤 “안철수, 가짜 윤심팔이” 십자포화… 尹, 安캠프 김영우 국민통합위원 해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安 “친윤, 여론 변화 불안한 모양”

당내 “나경원 사태 반복” 반응

동아일보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 의원(왼쪽 사진)과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 당사에서 후보자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3·8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2일 김 의원의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던 친윤 진영의 타깃이 이번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는 안 의원으로 옮겨간 것.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한 축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을 향해 “정권교체 이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동지들을 향해 ‘윤핵관’이니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팔이’니 비난하면서 대통령의 인사와 국정 수행에 태클을 걸던 분”이라며 “윤심이 필요해지니 스스로 친윤이니 진윤(眞尹)이니 하면서 가짜 윤심팔이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성토했다. 친윤계 박수영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안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24시간 잠적한 적이 있다”며 “공직을 맡았는데 24시간 가출하고 잠적한다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굉장히 분개했다”고 말했다.

친윤 의원들은 안 의원의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까지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 전 의원을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직에서 해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위원이 특정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해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통합위를 관할하는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1일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김 전 의원이 방송에서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한 것까지 문제 삼았다. 앞서 김 전 의원은 “김기현 의원이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가 끝’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니 제가 장제원 의원이라면 섭섭할 것”이라고 했다. 강 수석은 “선대위원장이 (그렇게) 발언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봤다. 다만 개인적인 통화였다”고 했다.

이런 친윤계의 집단행동을 두고 여권에서는 “‘나경원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친윤 진영이 전폭 지원하는 김 의원을 안 의원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라며 “친윤계가 나 전 의원을 주저앉힌 것처럼 안 의원 때리기에 나선 형국”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반복되는 친윤 인사들의 이런 특정인 때리기가 유승민 전 의원과 나 전 의원에 이어 이번에는 안 의원이 대상이 된 것”이라며 “이런 친윤 인사들의 행동이 과연 전당대회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변수”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의 총공세에 대해 “아마도 요즘 여론조사 추세를 보고 불안함을 느껴서 그런 것 같다”며 “당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과 비전으로 대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해촉된 김 전 의원도 “윤 대통령과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하고, 합당하고, 인수위원장까지 한 안철수에게 반윤(反尹)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