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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CB, BOE 모두 '빅스텝' 고수...향후 금리 인상 전망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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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BOE)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유로존과 영국에서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앞서 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금리 인상 폭을 기존의 0.5%P에서 0.25%P로 축소했지만, 유럽과 영국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빅스텝(0.5%P 인상)'을 고수했다.

다만 향후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서는 ECB와 BOE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ECB는 3월에도 0.5%P 인상을 시사하며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낸 반면, BOE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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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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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이어 '빅스텝' 고수한 ECB...'3월에도 빅스텝' 가능성 시사

유로화를 쓰는 유럽 20개국의 중앙은행인 ECB는 이날 개최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에서 0.5%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유로존의 기준금리는 3.0%가 됐다.

ECB는 지난해 7월 11년 만에 처음 기준금리를 통상적인 인상폭(0.25%P)의 2배인 0.5%P 올리는 '빅스텝'을 감행했고, 9월과 10월에는 0.75%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12월에는 0.5%P로 인상 폭을 조절했으나 2월 회의에서는 인상 폭을 더 조절하지는 않았다.

이날 ECB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점도 확실히 했다. ECB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꾸준한 속도로 상당히 큰 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례적으로 단호한 어조로 3월에도 0.5%P 추가 인상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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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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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리를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수요를 위축시켜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통제할 수 있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드러내고, 향후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유로존에서의 물가 정점 기대를 키웠다.

유럽통계청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로존의 1월 CPI는 전년 대비 8.5% 상승했다. 이로써 유로존 CPI 상승률은 10월 10.6%로 정점을 찍은 후 11월 10.1%, 12월 9.2%, 올해 1월 8.5%로 3개월째 둔화세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ECB의 물가안정 목표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변동성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달 5.2%로 12월과 변함없는 수준에 머물렀다.

◆ 10회 연속 금리 인상 BOE...'금리 인상 사이클 막바지' 가능성 시사

유럽중앙은행에 앞서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필요하면 '강력하게(forcefully)'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문구는 이번 달 성명에서 빠졌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을 가능성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이날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린 4.0%로 결정했다. 10회 연속 금리 인상으로, 영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0.5%P 인상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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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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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고비를 넘겼다는 첫 번째 징후를 봤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며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MPC는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지속적인 물가 압력을 나타내는 추가 증거가 나오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MPC의 이 같은 발언을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또 이날 BOE는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연말에는 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이는 올 연말 인플레이션이 5%대에 이를 것이라는 앞서의 전망보다 고무적인 것이다.

영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연 11.1%로 41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11월 10.7%, 12월 10.5%로 지속적인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0%를 웃도는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BOE의 통화 정책회의 성명 발표 후, 시장에서는 BOE의 기준금리가 4.5%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베팅이 소폭 줄고 대신 4.25%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베팅이 늘었다.

잉글랜드 앤드 웨일스차터드 회계연구소(ICAEW)의 수렌 티루 경제수석은 로이터에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보이며, 빅스텝은 이번 달이 마지막일 수 있다"면서 "영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면 중앙은행도 예상보다 빨리 정책 선회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점쳤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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