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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우리 회사 오지 마세요” 직원들 리뷰에 난리난 회사,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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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한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모 기업에 대한 리뷰. [기업 정보 플랫폼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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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웬수’가 간대도 말릴 회사”

#. 구직 사이트 운영회사에서 일하는 A씨는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한 기업 관계자가 자사에 부정적인 리뷰 게시글(‘이 기업을 추천하지 않습니다’)을 당장 지워달라며 막무가내로 항의했기 때문이다. A씨는 “구직자를 위해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 업체로선 너무 당혹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최근 기업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A씨와 같은 일을 자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센터 등을 통해 수십 차례 삭제를 요구하거나 회사에 직접 방문해 항의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며 “심지어는 플랫폼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난처한 입장을 설명했다. 이보다 한 술 더 떠 “리뷰를 올리기 전 미리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일종의 ‘사전 검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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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모 기업에 대한 리뷰. [기업 정보 플랫폼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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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 기업들이 자사 직원의 온라인 평판에 지나치게 민감한 이유는 ‘투자 유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외부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때 주요 판단 자료로 해당 기업에 대한 리뷰를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마저도 ‘관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구직 사이트 내 기업 리뷰는 재무제표, 주주총회 자료 같은 전통적인 데이터를 대신할 ‘대체 데이터(Alternative data)’로 주목받고 있다. 직원 리뷰뿐만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 돌고 있는 평판 등도 포함된다. 실시간 정보를 반영하지 못하는 전통적 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대체 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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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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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외에선 대체 데이터의 활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금융 서비스 데이터 회사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현재 투자정보 리서치의 약 38%가 대체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3대 은행을 중심으로 온라인 구직 사이트 내 직장 리뷰의 투자 적용 및 연구가 활발하다. 모건스탠리를 소유한 미쓰비시 UFJ 은행도 최근 직장 리뷰가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 같은 트렌드를 고려할 때 향후 대체 데이터에 대한 기업의 민감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정보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기업 정보 플랫폼은 직장인과 구직자를 위한 일종의 업계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한다. 삭제 이상의 무리한 요구는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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